檢, '보복협박' 양현석 또 징역 3년 구형…항소심 11월 선고(종합)

기사등록 2023/09/27 13:18:22 최종수정 2023/09/27 17:04:02

소속가수 수사 무마 위해 협박 혐의

검찰 "위력행사 자명…엄벌 불가피"

양 "제보 진술 신빙성 낮아" 무죄호소

1심 "범죄사실 증명 안돼" 무죄 선고

[서울=뉴시스] 검찰이 아이돌 그룹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본명 김한빈)의 마약 투약 혐의 수사를 무마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 전 YG 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 27일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사진은 양 전 대표가 지난 5월24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비아이 마약 무마 혐의' 관련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공동취재사진) 2023.05.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현준 김진아 기자 = 검찰이 아이돌 그룹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본명 김한빈)의 마약 투약 혐의 수사를 무마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 전 YG 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사회적 지위를 이용한 위력 행사에는 엄벌이 내려져야 한다고 요청한 반면, 양 전 대표 측은 공익제보자 A씨의 진술 신빙성을 저격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항소심 선고는 오는 11월8일 내려질 예정이다.

27일 서울고법 형사6-3부(부장판사 이의영·원종찬·박원철)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등) 등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표 외 1명의 항소심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원심 구형을 유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1심에서 검찰은 양 전 대표에게 징역 3년을 구형한 바 있다.

검찰은 "피고인은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소속 연예인의 마약 범죄 제보자를 사옥에 불러 진술 번복 요구를 했고 이는 위력 행사에 해당하는 것이 자명하다"며 "수사부터 지금까지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에게 사과하지 않는 점을 종합하면 엄중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양 전 대표 측은 이 사건 핵심 증거로 꼽히는 공익제보자 A씨의 진술이 수시로 번복된다는 점을 언급하며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무죄 입장을 고수했다.

양 전 대표 측 변호인은 "A씨의 진술은 질문에 따라, 기분에 따라 달라지고 있어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고 시종일관 마약한 사실과 연결돼 있다"며 "이 사건은 A씨와 모 언론사가 결탁한 것으로 A씨는 언론을 통해 자신을 알리고, 언론사는 A씨를 YG엔터테인먼트를 공격하기 위한 단서로 이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간 수사와 재판의 모순을 무시하고 어떻게든 무죄를 막으려는 것이 검찰의 인식"이라며 "증거 재판주의와 피고인 방어권이라는 대원칙을 확인해 모두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촉구했다.

양 전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실수 없이 살았다 말할 수는 없지만 공인인지라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기 위해 주의를 기울이며 살아왔다"면서 "이번 사건을 통해 책임감과 소명이 무엇인지에 대해 성찰했다. 이제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후배 가수들을 양성하고 훌륭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오는 11월8일 이 사건 항소심 선고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양 전 대표는 지난 2016년 8월 비아이가 마약을 구매해 흡입했다는 혐의와 관련, 공익제보자 A씨를 회유·협박해 수사를 무마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와 관련해 A씨는 경찰이 비아이의 마약 정황을 확보하고도 수사를 하지 않았고 그 중심에 양 전 대표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A씨는 이 사건을 2019년 6월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 제보했고, 권익위는 2020년 관련 자료를 검찰에 이첩했다. 검찰은 수사 결과를 종합해 비아이, 양 전 대표 등 4명을 재판에 넘겼다. A씨는 기소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1심은 양 전 대표의 발언이 A씨에게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는 범죄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무죄 판단의 이유로 ▲이 사건 피해자인 공익제보자 A씨 진술이 여러 차례 바뀐 점 ▲A씨 진술이 바뀐 데에 경찰 수사나 언론 취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A씨가 진술 번복 후 금전 등 대가를 기대한 점 등을 들었다.

A씨는 양 전 대표의 항소심 재판이 진행되던 지난달 25일 증인으로 출석해 돌연 양 전 대표의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A씨는 "이 싸움을 그냥 끝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양 대표의 죄를 입증하고 벌 받기를 원하기보다는 아무도 미워하고 싶지가 않다. 재판이 저 때문에 잘못되면 안 되니까 출석한 건데 진심 어린 사과만 있었으면 이 재판까지 안 왔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의사를 번복할 수 없는 것을 알고 말하느냐며 재차 물었고, A씨는 양 전 대표의 처벌을 바라지 않는 게 맞는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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