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원내외 20여 명, 용산 찾아가 "대통령, 국회로 와야"
"이 대표 16일째 단식하는데 정부여당 누구도 현장 안 와"
[서울=뉴시스]조재완 신귀혜 기자 = 이재명 당대표 단식 16일째인 15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용산 대통령실을 항의 방문해 "비정하고 잔인하다"고 규탄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 23명과 지역 원외위원장들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를 향한 전면적인 국정쇄신을 촉구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16일째 단식 중이다. 건강이 많이 악화됐고 기력이 쇠해 앉아있을 힘조차 없다"며 "말을 나누는 것도 어렵고 가까이 귀를 대야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말이 입 안에서 나오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 국회의원 168명은 어제 모두의 이름으로 이제 우리가 싸울테니 당대표께선 더 이상 단식을 하지말고 중단해 건강을 회복하도록 권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단식 의지를 계속 꺾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금 국민들은 민주주의의 퇴행과 언론 탄압 역사의 후퇴를 목격하고 있다. 국민들이 힘겹게 쌓아 온 역사가 뒤로 가고 있다"며 "과거로 가는 열차를 멈춰 세우고 다시 미래로 갈 수 있게 온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종섭 국방장관 후임자로 지명된 신원식 후보자 역사관을 지적하며 "윤 대통령은 이런 반헌법적 역사관에 동의하는 것이냐. 대한민국 정통성을 전면 부정하는 이런 사람이 과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국방장관이 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보는 것이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해병대 고(故) 채 상병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선 "부당하게 수사에 개입하고 외압을 행사한 의혹들에 대해 국민들은 의혹을 반드시 풀라고 명하고 있다"며 "수사외압의 윗선이 과연 어디인지 특검을 통해 민주당이 반드시 밝히겠다"고도 다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이 장관에 탄핵 방침을 철회하고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에 주력하기로 최고위원회의에서 결론내렸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이 죽어가고 이 대표가 16일째 단식을 이어가는 데도 정부여당 어느 한 사람 '안타깝다' '단식을 멈춰달라'며 현장에 와서 손을 잡고 걱정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참으로 비정하고 잔인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촉구한다. 국정 운영 기조를 완전히 전환해서 쇄신하길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이들은 대통령실 앞에서 '해병대원 사망사고 진실은폐 중단하라, 부적격한 신원식 후보자 반대한다, 언론탄압 방송장악 민주주의 후퇴 규탄한다'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김상희 의원은 "윤 대통령이 국회로 나와 이 대표의 손을 잡아야 한다"며 "더 이상은 안 된다. 정치를 복원시키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학영 의원은 "윤 정권의 폭거를 막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다시 민주당 의원들이 모여 비상행동을 시작하려 한다"며 "목숨을 걸고 싸우는 이 대표와 함께 이제 우리가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이 의원을 비롯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부터 국회 본청 밖 야외 농성장과 본청 내 당대표실 등을 오가며 번갈아가며 1일 릴레이 단식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체력이 급격히 저하됐다는 의료진 소견과 함께 입원 권고를 받았다. 다만 이 대표는 단식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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