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오염수-홍범도-잼버리 등 놓고 곳곳서 충돌

기사등록 2023/08/30 22:00:00 최종수정 2023/08/30 22:02:04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2023.08.30.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여야는 30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등을 놓고 곳곳에서 충돌했다.

여야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상대로 오염수 관련 공방을 벌였다. 특히 오염수 명칭을 일본과 같이 '처리수'라고 표현하는 것을 두고 신경전이 벌어졌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라고 지금도 우리 정부에서 부르고 있다"며 "IAEA(국제원자력기구) 공식 명칭은 'ALPS(다핵종제거설비) TREATED WATER(처리수)' 아니냐. 국제 기준에 맞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현장에 나가보면 많은 어민들이 왜 문제가 없다면서 아직까지도 오염수라고 부르느냐고 항의한다"며 "수협중앙회 회장님은 (국민의힘 행사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처리수로 부르겠다고 공식 발표했다"고 했다.

한 총리는 "오염수가 방류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기준에 의해서 처리된 오염수'가 방류되는 것이고, 아니면 IAEA가 얘기하는 'ALPS 과정을 거쳐 처리된 오염수' 이게 과학적으로는 맞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호응했다.

그러면서 "'오염수가 방류되고 있다', '핵폭탄과 같다'는 논리는 전혀 안 맞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염수도 아니고 처리수라는 건 일본과 같아지겠다는 말씀으로 들린다"며 "우리 정부는 도쿄전력의 입이 돼 버렸다"고도 비판했다.

한 총리는 "예의가 없으시다"며 "도쿄전력 말을 따라가는 건 하나도 없고, 국제적으로 과학적 방법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여야는 예결위에서 광주시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사업과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을 둘러싼 이념 공방도 이어갔다.

안 의원은 "공산주의 활동 이력이 있는 분에 대해 독립운동가로서의 업적은 기릴 수 있어도, 주적을 분명히 하고 대적관을 확실히 해야 하는 육사에 (흉상을) 전시할 수는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 총리는 "육사에서 사관학교의 정체성이나 생도 교육에 부합하도록 교내 기념물 재정비 계획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타당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반면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독립군은 독립군으로 기리고, 음악가는 음악가로 기리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의 우월성이고 본질이라 생각한다. 그것을 포기하면 전체주의 돌아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당 민형배 의원은 '철 지난 색깔론'이라고 꼬집었다.

박민식 장관은 "색깔론이 아니다. 색깔론은 아닌 사람을 낙인찍는 것이고, 인민군을 인민군이라고 하는 게 왜 색깔론인가"라고 말했다.

잼버리 부실 운영 논란도 도마에 올랐다. 여당은 대회를 유치한 전임 정부와 전북도에 책임을 돌리는 한편, 야당에 맞서 정부의 사태 수습 능력을 부각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전북도 공무원 국외 출장, 전북도 소관 사업 집행률 부실 등을 열거하면서 "굉장히 큰 문제 아니냐"고 따졌다. 김관영 전북지사가 도민 홀대라고 반발한 것을 빗대 "전북이나 전북도민에 대한 비난 홀대와 아무런 관련없다"고도 했다.

민형배 의원은 "잼버리 대회 막대한 예산이 무색할만큼 형편없는 준비 탓에 파행됐다"며 "대한민국 국제적 위신이 땅 속 깊이 묻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야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불출석을 두고도 설전을 벌였다.

야당은 고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의혹, 홍 장군 흉상 이전 등 각종 논란에 대한 지적을 피하고자 도망친 것이라면서 '장관런'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여당은 국익 차원에서 이뤄진 출장이라고 반박했다.

국회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강훈식 의원은 "은행이 부실해서 예금자들이 자금을 빼는 것을 뱅크런이라고 한다"며 "정부 부실의 지적을 피해 국민으로부터 도망가는 '장관런'이 있어선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내달 초 대통령 폴란드 방문을 앞둔 사전점검 출장"이라며 "무조건 이 자리에 없다는 이유로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을 향해 '도망간다', '장관런'이라는 조롱 섞인 말을 하는 것은 국민들이 보기에 안 좋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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