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친 몸 왜 만져" 다툼…친구 살해한 10대 중형

기사등록 2023/08/23 14:40:36 최종수정 2023/08/23 15:36:04

재판부, 미필적 고의로나마 사망 가능성 충분히 예견…장기 10년·단기 5년

대전지법 서산지원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친구 애인의 가슴을 만졌다는 이유로 다툼이 생기자 술에 취해 친구를 살해한 10대 소년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서산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조영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17)군에게 장기 10년, 단기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살인은 자신의 행위로 사망할 가능성이 있거나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거나 예견해도 미필적 고의로 인정된다”라며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를 조사했을 때 피해자와 다툼이 생기자 미리 준비한 흉기로 허벅지를 수회 찔렀고 쓰러지자 주먹으로 얼굴을 수회 때리는 등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가 숨질 것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충분히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며 살인죄는 고귀하고 존엄한 생명이라는 가치를 침해하는 범죄”라며 “이는 영원히 회복이 불가능하고 용납할 수 없으며 죄질이 매우 나쁘고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을 고려했다”라고 판시했다.

A군은 지난 2월 26일 오전 7시 39분께 충남 서산시 동문동의 한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흉기로 친구인 B(16)군의 허벅지를 4회에 걸쳐 찌른 뒤 쓰러지자 얼굴을 주먹으로 수회 때려 살해한 혐의다.

당시 술에 취한 A군과 B군이 다툼을 벌였고 각자 집으로 귀가했으나 B군이 다시 A군을 찾아가 말싸움을 하자 흉기를 들고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군이 B군 여자친구의 가슴을 만졌다는 이유로 다툼이 있었고 A군이 B군에게 사과하는 과정에서 격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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