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5시30분 상암 월드컵경기장서 시작
파행 피로감 잊은 듯 흥겹게 어깨춤
"다음엔 가족들과 한국 다시 오고 싶어"
경찰 기동대 43개 부대 투입돼 안전관리
오후 11시까지 인근 교통통제…일대 혼잡
[서울=뉴시스] 위용성 김진엽 기자 = "미안함? 느끼지 않아도 돼요."
11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 K-팝 공연이 열린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청소년 대원 수만명이 운집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행사는 오후 5시30분 폐영식, 7시 공연 등 순으로 이어졌지만 이미 각각 대표단 4만여명을 태운 관광버스 1400여대는 오후 2시부터 순차적으로 도착하기 시작해 월드컵경기장 인근 도로를 가득 메웠다.
세계 곳곳의 전통복 등 다양한 차림을 한 대원들은 인솔자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순차적으로 입장했다. 인원이 워낙 많은 탓에 입장에도 긴 시간이 소요됐다.
이들은 그간 잼버리 행사가 파행을 빚은 데 따른 피로감도 이미 잊어버린 듯, 흘러나오는 K팝 음악에 신나게 호응하기도 했다. 이날 공연에는 '뉴진스' '아이브' '있지(ITZY)' '마마무' 등 인기 그룹이 총출동했다.
스웨덴에서 온 에네스(14)는 "한국에 첫 방문인데 생각보다 날씨가 너무 덥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맛있는 음식, 깨끗한 도시 등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어서 좋았다"며 엄지 손가락을 내보였다.
포르투갈 국적의 디오고(21)는 "잼버리가 열렸던 장소에선 조금 아쉬웠지만, 이후 서울과 전주, 비무장지대(DMZ) 등을 돌아다녔는데 좋았다"며 "내일부터 서울에서 5일 더 머무르면서 유명한 곳들 관광을 다닐 것"이라고 했다.
사전에 배치된 경찰과 안전요원들은 대표단을 질서 있게 이동하도록 유도했다. 경찰은 행사장 인파 관리를 위해 경찰관 기동대 43개 부대(2500여명)를 투입했다. 행사가 야간에 끝난다는 점을 고려해 방송 조명차 11대도 배치됐다. 이와 함께 외국어 능통자 70명도 동원돼 외국인 사건·사고에 대비했다.
행사가 종료 직후에도 각국 대표단들은 안내요원의 인솔에 따라 국가별 무리를 지어 질서정연하게 퇴장했다. 경찰은 순찰차 150대 등을 투입해 숙소 이동까지 안내할 방침이다.
대원들은 귀가 버스로 향하는 길에도 방금 전까지 들었던 K팝 음악을 따라 부르며 흥겨운 모습을 보였다. 안전요원들이나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고 "땡큐 코리아(Thank you Korea)"를 외치기도 했다.
멕시코에서 온 청년 엔리케는 행사장을 빠져나오며 "한국인들이 정말 잘 대해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미안함은 느끼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며 "처음에 불편함이 있었던 건 맞지만, 잼버리라는 의미에는 그런 것까지 모든 것이 담겨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오고 싶을 만큼 좋았다. 역할을 잘 해내 준 한국에 감사하다"고도 말했다.
경찰은 이날 행사 직후 성인 인솔자들이 숙소로 복귀하지 않고 시내 야간 관광에 나설 수 있어 서울 홍대, 이태원, 강남역 등 3곳에 기동대 1개 부대와 관광경찰대 등을 투입해 순찰을 이어간다.
각국 대표단들은 다음 날인 12일부터 국가별 일정에 맞춰 한국을 떠나게 된다. 정부는 희망에 따라 12일 이후에도 잼버리 참가자들에 대한 숙식과 이동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행사로 금요일 퇴근시간대 인근 도로는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인원이 모두 퇴장하는 11시까지 교통경찰 412명과 순찰차 30대 등을 배치해 행사장 주변 교통을 관리했다. 특히 구룡교차로에서 월드컵경기장교차로 양방향에선 일반차량 진입이 통제됐다.
이 때문에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마포구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A씨는 "잼버리 행사 자체가 잘 운영됐으면 월드컵경기장에서 이런 행사를 열 필요도 없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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