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포리자 핵재앙 모의”…러-우크라 서로 비방(영상)

기사등록 2023/07/06 15:42:13 최종수정 2023/07/06 16:08:06
[서울=뉴시스] 최효극 기자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서로 상대가 자포리자주의 유럽 최대 원자력 발전소(ZNPP)를 파괴해 핵 재앙을 일으키려고 한다고 비난하면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5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CNN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 화상연설에서 정보기관이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 지붕에 “폭발물 같은 물체”를 설치했다고 말하면서 문제가 촉발됐다.


분석가들은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작전을 저지하기 위해 러시아가 이들을 터뜨려 원전을 폭파한 뒤 우크라이나군이 공격한 것으로 위장하는 ‘가짜 깃발 작전’을 벌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포격으로 원전에서 방사능 유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원전 사보타지를 준비 중이며 러시아가 위협을 막을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상황이 “매우 긴박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날 자포리자 원전에서 폭발물이나 지뢰를 발견할 수 없었다면서도 “3,4호 원자로의 지붕과 터빈 홀, 냉각시스템 일부에 대한 조사가 필수적”이라며 접근권 확대를 요구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러시아가 전쟁 초기인 지난해 3월 점령해 장악한 상태다. 원전 관리는 러시아군의 강요를 받은 우크라이나 기술자들이 담당하고 있다.

전쟁 발발 직후 6개의 원자로 가운데 1곳이 정비를 위해 운전을 멈췄고 러시아군이 점령한 뒤로는 나머지 원자로도 운전을 정지했다. 러시아는 그러나 기술자들이 원전을 완전히 멈추지 못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전 노심이 녹아내리지 않도록 노심에 냉각수를 공급하는 펌프를 계속 작동하는 상태며 이를 위한 전력 공급이 유지돼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여름 이후 원전 주변에서 전투가 지속되면서 IAEA가 적극 개입하기 시작해 사찰관이 상주하고 있다. 노바카호우카댐이 폭발된 뒤로 IAEA 사찰관들과 우크라이나 기술자들이 원전의 온도를 한층 더 낮춘 냉각운전정지 상태로 전환해 대규모 핵재앙 발생 가능성이 줄어들었다.

CNN은 이날 원자로가 냉각된 상태여서 자포리자 원전이 제2의 체르노빌이 될 가능성은 없다고 전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주장한 폭발물이 터지면 원자로가 개봉돼 사용 후 연료봉이 대기에 노출되면서 일부 방사능 유출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5일 도네츠크주 마키이우카 시장이 우크라이나군의 로켓포 공격으로 유류 저장고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출처 : @Tendar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대반격을 시작한 우크라이나군이 예상보다 강한 러시아군의 저항에 막혀 진격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셜 미디어에는 도네츠크주 마키이우카의 러시아군 유류 저장고가 화염에 휩싸인 영상이 잇따라 올라왔다.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마키이우카 시장이 우크라이나군의 로켓포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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