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비 4500억·철거 2000억·지체보상금 1000억 등
설계·감리·시공 부실…최고 건설업 등록말소까지 예상
원희룡 "원칙적 판단할 것…8월 초중순께 최종 판단"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GS건설의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 전면 재시공에 들어가는 예상비용이 총 1조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5일 정부 등에 따르면, GS건설의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 철거 및 전면 재시공에 소요되는 기간은 약 5년, 비용은 총 1조300억원으로 추산했다.
구체적으로는 ▲건설 도급비용 등에 4500억원가량이 소요되고 ▲철거비용에 2000억원 ▲지체보상금 1000억원 ▲손실비용 28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국토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이날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 슬래브 붕괴사고와 관련해 두 달간 진행한 사고원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 4월29일 오후 11시30분께 인천 서구 검단 AA-13-2블록 아파트 건설현장 지하주차장(1·2층)의 지붕층 슬래브(970㎡)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사조위는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설계·감리·시공 부실로 인한 전단보강근의 미설치 ▲붕괴구간 콘크리트 강도부족 등 품질관리 미흡 ▲공사과정 추가 하중 과소 측정 등을 지목했다.
조사 결과 해당 아파트는 구조설계 상 32개 모든 기둥에 전단보강근이 있어야 하지만 기둥 15개의 전단보강근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공 과정에서도 전단보강근이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위가 확인 불가능한 기둥을 제외하고 8곳을 조사한 결과 4곳에서 설계와 다르게 전단보강근이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리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사조위에 따르면 철근작업상세도(Shop Drawing) 작성(시공사) 후 도면을 확인·승인하는 과정에서 이런 문제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같은 국토부의 발표에 GS건설은 즉각 사과문을 발표하고 부분 재시공 및 금전보상 방안을 내놓았다가 2시간 만에 입장을 변경, 단지 내 아파트를 모두 철거한 뒤 전면 재시공하는 수습안을 다시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전면 재시공 결정을 두고 GS건설이 추후 국토부로부터 등록말소 등 강력한 처분이 나올 것을 대비해 선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조사결과 발표 이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재진들을 만나 "설계, 시공, 감리 중 어느 한 군데라도 주어진 책임을 다했으면 사태 이지경까지는 올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주차장 부분이 무너진 데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조사를 해주셨으니, 납득이라기보다 이해에는 도움이 된 것 같은데 다른 사업장은 어떻냐는 부분에 입주민들이나 국민들의 걱정과 의문이 있는 상태"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이어 "선입견을 가지고 미리 결론 내릴 필요는 없기 떄문에 (지하주차장 외) 지상부의 문제는 없는지에 대해 진행중인 조사 과정과 결과를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전부 국민들 앞에 공개하고, 그에 따른 대책은 입주민들과 국민들 눈높이에 맞춰, 전문적인 과학이 얘기해주는 것을 놓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며 "(국토부가) 일부러 어떤 전제를 갖고 접근할 것이란 걱정은 하지 말되, 인간의 잘못과 신뢰 문제가 들어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생각이기에 최종적 판단은 8월 초에서 중순 사이에 그 단계에서 하겠다"고 말하는 등 GS건설에 대한 강력한 처분을 예고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이번 조사를 통해 총체적 부실이 드러난 만큼 GS건설에 최고 건설업 등록말소 처분까지도 내려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1월 발생한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화정 아이파크 외벽 붕괴사고 당시 국토부는 서울시에 현행법상 최고 수위인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 처분을 요청한 바 있다.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르면 부실시공 업체는 건설업 등록말소나 1년 이내의 영업정지 처분을 하도록 명시돼 있다.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지면 정지 전 체결한 도급계약이나 인허가를 받은 공사는 기존대로 시공할 수 있다. 하지만 등록말소 처분이 내려지면 기업 수주 실적 등 모든 기록이 삭제돼 사실상 퇴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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