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은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이 일반 차량과 나란히 운전하는 바그너의 호송대를 공격하기 위해 전투기를 긴급 발전시켰다고 주장했다.
프리고진은 또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 부근에서 민간 호송대에 총격을 가한 러시아군 헬기를 바그너가 격추했다고 밝혔지만,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프리고진이 헬기 격추를 주장하기 전 로스토프 지역 주민들은 군용 헬리콥터가 도시 상공을 날고 있다고 목격한 사실을 전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바그너 호송대가 로스토프나도누시에 진입했다는 프리고진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현지 소셜미디어에서는 아직 그러한 사실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만한 자료는 올라오지 않고 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일부 영상에는 시내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막고 있는 대형 트럭과 로스토프나도누시 외곽 도로에서 긴 행렬을 이룬 국가방위군의 트럭들과 장갑차들이 시내 거리를 배회하는 모습만 볼 수 있다.
앞서 프리고진은 그의 바그너 부대가 우크라이나를 떠나 러시아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프리고진은 바그너 대원들이 24일 우크라이나 국경과 가까운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로 향하는 중이라고 전하면서 "이제 우리는 로스토프로 진입한다. 우리의 길을 막기 위해 던져진 러시아군, 또는 징집병들은 오히려 옆으로 물러났다"며 바그너가 현재 모든 곳에서 주(州) 경계를 넘었다"고 덧붙였다.
프리고진은 24일 새벽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로 이동해 로스토프에 도착했다고 주장하면서 검문소에서 젊은 징집병들의 저항에 직면하지 않았으며, 그의 부대 바그너는 "아이들(러시아군)과 싸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 국경경비대가 마중나와 우리 대원들을 끌어안았다"고 전했다.
프리고진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참모총장이 "조국을 보호할 준비가 된 (바그너의) 부대를 파괴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비난했다.
그는 전날 밤 소셜미디어에 올린 동영상·음성 메시지에서 자신을 방해하는 사람에 대해 경고하면서 "우리를 가로막는 사람은 누구든 파괴할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고 끝까지 갈 것"이라고 했다.
2만5000명의 병력을 거느리고 있다고 밝힌 프리고진은 23일 자신의 군대가 무장 반란으로 쇼이구를 처벌할 것이라며 러시아군에 저항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프리고진은 "이것은 군사 쿠데타가 아니라 정의의 행진이다"라고 선언했다.
크렘린궁이 프리고진의 이 위협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징후로 모스크바 뿐만 아니라 로스토프주의 주도이자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을 총괄하는 남부 지역의 군사령부가 위치한 로스토프나도누에서는 보안이 강화됐다고 AP가 보도했다.
로스토프 주지사는 지역 주민들에게 침착함을 유지하고 집을 떠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바실리 골루베프 로스토프 주지사는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현 상황은 질서유지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수사기관에서는 지역주민의 안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불안을 달랬다.
또 토요일(24일) 새벽 모스크바 중심가의 여러 곳에서는 중무장한 군용 트럭과 장갑차들이 목격됐고, 공격용 소총을 든 군인들이 국방부 본관 밖에 배치됐다. 붉은 광장 부근 정부 기관이 밀집한 주변 지역은 봉쇄돼 교통이 마비됐다고 AP가 전했다.
AP는 프리고진과 러시아군 간 "대결의 결과는 여전히 불분명하지만, 우크라니아의 군대가 반격의 초기 단계에서 러시아의 방어를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의 전쟁 노력을 더욱 방해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한편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 즉 FSB 소속인 국가반테러위원회는 무장 반란을 촉구한 혐의로 프리고진을 기소했다. 무장 반란은 최고 20년의 징역형 선고가 가능하다.
FSB는 바그너의 계약직 용병들에게 프리고진을 체포하고 그의 "범죄적이고 반역적인 명령"을 따르기를 거부할 것을 촉구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전달했으며 필요한 모든 조치가 취해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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