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숄츠·中리창 양자회담…"러 더 압박하라" 중국에 요구

기사등록 2023/06/20 23:33:28

블링컨-시진핑 베이징 회담 하루 만에 獨中 양자회담

러, 우크라 전쟁 끝내도록 중국에 더 많은 일 하도록 촉구

[베를린=AP/뉴시스]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사진 오른쪽)와 리창 중국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열린 양국 정부 협의 후 언론에 브리핑하고 있다. 2023.06.20.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더 활용하도록 압박했다고 AP·로이터통신 등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양국 지도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큰 이산화탄소 배출국으로서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숄츠 총리는 이날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양자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담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한 지 하루 만에 열린 것으로, 중국 정부가 서방에 접근하며 냉랭한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시사한 것이라고 AP가 짚었다.

독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비난을 거부하고 자기주장을 점점 강화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경계감에도 불구하고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독일이 최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에서는 중국을 "파트너이자 경쟁자이며 체제 라이벌"로 묘사했다.

숄츠 총리는 리창 총리가 이끈 중국 대표단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끝내도록 설득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하라고 촉구했다.

숄츠 총리는 회담 후 리 총리와 나란히 서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이번 전쟁에서 러시아에 더욱 강력하게 영향력을 행사해 줄 것을 중국 정부에 다시 호소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중국은 이곳에서 매우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숄츠 총리는 또 "중국이 계속해서 침략국인 러시아에 무기를 전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국이 핵무기 사용 위협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계속해서 분명히 하고 있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해서는 안 되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극한의 분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숄츠 총리는 강조했다.

리 총리는 숄츠 총리의 이 같은 발언에 직접적으로 반응하거나 성명에서 우크라이나를 언급하지 않았다. 두 지도자는 기자회견에서 질문도 받지 않았다.

[베를린=AP/뉴시스]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열린 양국 정부 협의에서 리창 총리와의 공동성명 내용을 언론에 브리핑하고 있다. 2023.06.20.
독일과 중국은 이날 회담에서 산업 공정을 보다 기후 친화적으로 만들고 재생 에너지 자원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기후 및 변화 대화'를 설정하기로 합의했다. 숄츠 총리는 행동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중국의 가뭄과 독일의 홍수와 같은 극단적인 날씨 사례를 지적했다.

숄츠 총리는 "독일과 중국은 이산화탄소의 주요 배출국으로서 기후 변화와의 싸움에서 특별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책임에 함께 직면할 것이다"라고 약속했다.

리 총리도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것은 양측의 중요한 협력 분야가 되어야 한다"고 공감했다.

리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무역과 경제 문제를 강조했다. 그는 "탈세계화가 다시 불붙고 있고 세계 경제는 성장 동력이 부족하다"며 "중국은 독일 및 유럽과의 관계 발전에 큰 가치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숄츠 총리는 중국 무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피하고 독일의 주요 상품 공급을 다양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러한 접근법을 숄츠 총리는 "디리스킹(derisking·위험제거)"라고 표현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의 경제적 분리에 관심이 없다"고 리 총리를 안심시켰다고 AP가 전했다. 이 같은 입장은 지난 달 선진 7개국(G7)에서도 표명한 것이다.

숄츠 총리는 아울러 독일은 중국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싶지는 않지만 균형 잡힌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을 다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숄츠 총리는 독일 기업들이 여전히 중국 시장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불공정한 사업 조건에 직면해 있다고 리 총리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베를린=AP/뉴시스]리창 중국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양국 정부 협의에 이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언론에 브리핑하고 있다. 2023.06.20.
그는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성과 중국 내 독일 및 기타 외국 기업의 공정한 경쟁 조건이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으며, 이에 대해 우리는 구체적인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리창 중국 총리는 19일 베를린에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숄츠 총리와의 만찬에 임했다.

리창의 외유는 3월 중국 국무원 총리 취임 후 처음이다. 23일까지의 일정으로 독일과 프랑스를 방문하며 모두 경제 분야의 관계 강화를 주요 의제로 다룬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양국의 이해는 충돌하지 않는다. 중국은 독일과의 (관계의) 앞날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유럽연합(EU)의 최대 경제대국인 프랑스를 방문한 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주도로 파리에서 열리는 '새로운 글로벌 금융협정을 위한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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