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단체, 尹 '수능 발언'에 "공감" vs "개입"…수험생은 혼란

기사등록 2023/06/16 19:28:06 최종수정 2023/06/16 19:34:05

교총 "방향성 공감…연착륙 위한 소통 필요"

전교조 "말 한마디로 시스템 바꾸려 해"

"올해 진짜 물수능될까"…수험생들 우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06.13.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불러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문항을 교과과정(교육과정) 내에서만 출제하라고 지시한 데 대해 교원단체에서는 맞는 방향이라는 의견과 지나친 개입이라는 지적이 함께 나온다.

16일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수능 발언'에 대해 "방향성은 맞고 공감한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다만 대입 제도는 어떤 쪽으로 바꾸든 변화가 일으키는 파장이 크기 때문에 옳은 방향이라도 큰 부작용이나 선의의 피해자 없이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현장 교원 및 입시 전문가들과 소통하며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반면 이형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행정기관에도 기존에 해왔던 질서나 시스템, 절차가 있는데 왕 노릇하듯 말 한마디로 시스템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통령의 역할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장원 교사노동조합연맹 대변인은 "원론적인 발언"이라면서 "헌법에 명시된 교육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봤을 때 교육정책에 대한 정치권의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교육정책은 일관성과 지속성, 그리고 현장 적합성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교육을 가장 잘 아는 현장 교사들이나 전문가들의 의견 중심으로 정책이 꾸려져야 한다"며 "정치권의 개입으로 교육정책이 갑자기 바뀌는 결과로 나타난다면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2024학년도 수능(11월16일)을 5개월여 앞두고 나온 윤 대통령의 발언에 수험생 커뮤니티도 들끓고 있다. 변별력을 상실할 정도의 쉬운 수능을 뜻하는 '물수능'을 우려하는 반응도 적지 않다.

네이버 카페 '수능날 만점 시험지를 휘날리자'(수만휘)에는 이날 오후 "올해 진짜 물수능될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554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댓글에는 '150일 남기고 뭐 이런', '물수능이 제일 최악인데', '대통령님 도움이 안 돼요' 등 우려 섞인 비판이 달렸다.

입시 커뮤니티 '오르비'의 한 누리꾼은 이날 윤 대통령을 향해 "수능에 인생을 걸고 임하는 상위권을 배려한 생각은 안하고"라는 제목의 비판글을 올렸다. 이 글은 오후 7시 기준 5339건의 조회 수와 90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knockro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