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합수단 폐지로 증권범죄 대응 역량 약화"

기사등록 2023/06/15 17:42:36

"주가조작 적발 시스템 회피 작업은 시장에 실존"

"매매거래정지 안됐다면 연속적 하한가 사태 났을 것"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02.21.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5일 잇따른 주가조작 의심 사태와 관련해 지난 정부에서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이 폐지됐던 게 증권범죄 대응 역량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합수단이 없어지고 나서부터 이런 일이 생기는 게 우연의 일치냐'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지난 2020년 전후한 시대부터 현실적으로, 반성적으로 보면  검찰 뿐만 아니라 저희도 조금 더 유관기관과 협조 시스템이 원활히 작동 안 된 측면도 현실적으로 인정할 수 밖에 없다"며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폐지한 것도 대응 역량 약화의 큰 축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남부지검에 설치돼 금융범죄 수사를 전담해 온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문재인 정부 때인 지난 2020년 1월 폐지됐다.

이후 라임펀드, 옵티머스펀드 사태 등이 잇달아 터지면서 2021년 9월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이란 이름으로 서울남부지검에 재설치됐다.

그러나 비직제 조직인 탓에 여러 한계가 지적됐고 현 정부 들어 증권범죄합동수사단으로 부활했다.

이 원장은 라덕연 사태 때와 유사하게 전날 상장사 5곳의 무더기 하한가도 장기간 꾸준히 주가를 띄운 것으로 의심된다는 질의에는 "(주가조작) 적발 시스템을 의도적으로 회피하기 위한 작업 등이 시장에 실존한다는 게 현실로 파악되고  있다"며 "지난번 SG사태 이후에 그 부분에 대해서 점검을 해 왔고 그 과정에서 내용과 상황을 어느 정도 파악해 지금 컨트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하한가를 기록한 동일산업·동일금속·만호제강·대항방직·방림 등 상장사 5곳을 주시하고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제 검찰과 함께 수사 내지 조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자세히 말씀은 못 드리지만 저희가 과거 SG사태 때와 달리 적절한 시스템을 운영 중"이라고 답했다.

이 원장은 "어제  같은 경우는 사건에 대해서 어느 정도 파악을 하고 흐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더 신속하게 매매거리정지를 할 수  있었다"며 "만약 매매거래정지가 안됐다면 연속적인 하한가 사태로 인해서 시장에 많은 불안감을 초래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주가조작 연루자들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비롯한 처벌 강화와 관련해서는 "좀 더 엄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지난번에 국회 정무위에서 통과된 부당이득 산정과 과징금 제도를 포함해 보다 적극적인 정책을 (입법으로) 추진해 주시면 저희가 열심히 집행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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