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신청자 중 95%가 신용점수 하위 10%
상품 출시 2개월간 대출이자 미납률 8.8%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신용 하위 10% 등 저신용자에게 최대 100만원을 긴급 대출해 주는 소액생계비대출에 대한 연체율이 8.8%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업체 평균 연체율이 약 10%라는 점을 고려하면, 소액생계비대출을 받은 최저신용자들이 예상보다 빚을 성실 상환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민금융진흥원이 2일 밝힌 '소액생계비대출 취급 현황 및 향후 운영계획'에 따르면 지난 3월 27일부터 지난달 26일까지 소액생계비대출 출시 2개월간 4만3549건(268억원) 대출 신청이 접수됐다. 평균 대출금액은 62만원 수준이다.
대출신청 접수 건 중 대출금액 50만원 건은 3만2618건, 병원비 등 자금 용처가 증빙된 50만원 초과 건은 1만931건이다. 전체 대출상담 건 중 ▲채무조정 상담신청 1만5343건 ▲복지연계 7325건 ▲휴면예금 조회 6792건 등 복합상담이 지원됐다.
지난달 26일까지 이자 납입일이 도래한 대출실행 건 1만8982건 중 이자 정상 납입은 1만7234건이었다. 이어 미납 1671건, 완제 77건으로 미납률은 8.8%다. 상환 일정에 따라 이자 납입일이 도래하지 않은 대출은 제외했다.
그간 일각에서는 최저 신용자에게 무담보로 긴급대출을 제공한 만큼 신용생계비대출의 연체율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있었다. 대출 대상자 중 신용점수가 낮고 무직인 경우도 많아서 도덕적 해이 논란도 일부 제기됐다.
실제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서금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액생계비대출 신청자 95%가 신용점수 하위 10%였다. 차주 연령대는 40대가 가장 많았으며, 무직인 차주는 전체 중 32%였다.
결국 소액생계비대출 연체율이 사실상 대부업체 연체율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최저신용자에 대한 도덕적 해이 우려는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대형 대부업체 25개 사의 연체율(연체 30일 이상)은 10%였다.
소액 생계비 대출의 이자 미납률이 예상보다 낮다는 것은 그만큼 생계를 위한 급전 수요가 많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자를 완제하면 더 낮은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차주들이 약속을 지키려는 요인도 있다. 소액생계비대출 대출한도는 최대 100만원으로 최초 50만원 대출 후 이자를 6개월 이상 성실납부할 경우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
서금원 관계자는 "대부분 차주가 돈이 생길 때마다 이자를 입금하는 등 어떻게든 약속을 지키려 한다"며 "이처럼 소액생계비대출은 신용이라는 기준으로 금융시장에서 소외시키면 안 된다는 취지에 맞춰진 상품"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편에서는 소액생계비대출이 출시된 지 2개월밖에 안된 만큼 연체율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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