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누적 판매량 전년 동기 10.2% 감소
톡톡 튀는 디자인으로 주목 받았지만
출시 3년차 신차 효과 약발까지 떨어져
높은 가격대도 부담, 풀옵션 2천만원대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지난해 국내 경차 시장을 이끌었던 현대차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의 판매 실적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출시 당시 톡톡 튀는 디자인과 온라인 판매로 인기를 끌었지만 출시 3년차에 접어들며 판매량이 줄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캐스퍼는 지난해 4만8002대가 판매되면서 국내 판매량 8위를 기록했다. 한 달 평균 4000대가 팔린 셈으로 가장 많이 판매된 지난해 11월에는 5573대가 팔렸다. 이 판매량만 보면 준대형SUV 팰리세이(4만9737대)에 근접한 수준이다.
그러나 올들어 캐스퍼 판매량은 3000대로 급감했다. 올해 1월 3070대가 판매됐고, 2월 3164대, 3월 3248대가 팔렸다. 지난달에는 3420대를 기록하며 기아 레이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올해 누적 판매량(1만2092대)도 전년 동기 10.2% 줄어든 수준이다.
정부의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으로 설립된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생산하는 캐스퍼는 현대차가 19년만에 출시한 경차다.
그러나 신차 효과가 떨어지면서 캐스퍼는 '귀한 몸'에서 '판매 촉진' 대상으로 전락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신규 트림인 '디 에센셜'를 출시했지만 시장에선 캐스퍼 인기를 다시 살리기엔 역부족이라고 본다.
캐스퍼의 인기 하락은 신차 효과 감소 외에도 ▲경차 치곤 높은 가격대▲중형 이상 모델 선호도 등이 꼽힌다. 캐스퍼 가격은 1300만원부터 시작하지만 최상위 트림에 선루프 등 풀오션을 더하면 2000만원이 넘는다. 반면 캐스퍼의 경쟁 모델인 레이의 최상위 트림 프레스티지 스페셜 풀옵션 가격이 1677만원이다.
온라인 판매 방식도 판매량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캐스퍼의 주요 타겟인 2030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온라인 판매를 도입했다. 그러나 계약 취소 절차가 상대적으로 쉬워 판매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캐스퍼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캐스퍼를 출고한 고객을 대상으로 LG베스트샵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주유 쿠폰 제공, 블루멤버스 50만 포인트를 추가 적립해주고 있다. 내년 출시 목표로 캐스퍼 전기차 모델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선 캐스퍼 부활이 판매 가격에 달렸다고 조언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고물가 현상으로 가성비 높은 차량 선호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경차 시장이 위축된 상황을 고려하면 소비자에게 어필할 합리적인 가격대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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