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구민들 "주민의견 반영없는 항만개발 행정에 분노"

기사등록 2023/05/31 11:38:44
[부산=뉴시스] 김민지 기자 = 31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지방해양수산청 앞에서 영도 경관저해시설 반대위원회 등이 '제4차 항만기본계획'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5.31. mingya@newsis.com


[부산=뉴시스]김민지 기자 = "영도구 항만 개발 사업과 관련한 주민 의견을 반영하지도 않는 일방 행정에 분노한다."

부산 영도구민들로 구성된 '영도 경관 저해시설 반대위원회'는 31일 오전 동구 부산지방해양수산청 앞에서 '제4차 항만기본계획'에 반발하는 집회를 했다. 위원회 회원들과 영도구의회 의원 7명, 박영미 더불어민주당 중구·영도구 지역위원장 등 100여명이 참가했다.

박병철 반대위원회 부위원장은 해양수산부가 2020년 12월 발표한 제4차 항만기본계획에 담긴 영도구 개발 사업의 문제점 3가지로 ▲청학 재해방지시설 신설로 인한 소형선·노후선 수용 ▲북항 파제제(항만 안쪽에 설치하는 소규모 방파제) 신설 ▲연구조사선 부두 확충을 꼽았다.

박 부위원장은 "영도구 관련 사업임에도 구민을 대상으로 한 사업 설명도 없고 영도구민의 의견 반영은 더욱이 없는 해수부와 부산해수청의 행정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소형선·노후선이 들어오고 연구조사선이 영도구 바다에 설치되면 해양 오염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며 "자연경관을 통한 관광업으로 먹고사는 영도구에 이런 개발을 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제4차 항만기본계획에 따라 영도구 아미르 공원에 조성될 예정인 '연구조사선 부두 설치' 사업을 지적하며 "영도구민과 부산시민 모두가 잘 이용하고 있는 아미르 공원을 뺏어 자신들의 전유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정창재 반대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사업 진행에 있어 영도구민의 의사는 대체 어디로 간 것이냐"고 반문했다. 정 공동위원장은 "정치와 행정의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분들은 왜 이런 사업을 주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느냐"며 "지금이라도 주민 의견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구자구 반대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사고의 위험성과 해양오염을 야기하는 소형선·노후선 설치 사업은 문화와 예술의 섬인 영도를 버리겠다는 처사"라고 했다. 구 공동위원장은 "영도구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일방 행정에 분노하며 제4차 항만기본계획의 전면 백지화를 요구한다"고 외쳤다.

이날 집회에서는 영도구청의 행정적 도움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정 공동위원장은 "구민과 구의회에서 함께 힘을 합쳐 목소리를 높이고 집회를 열고 있지만 정작 구청의 도움은 미비하다"며 "상황을 관망만 하는 구청의 소극적인 움직임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경민 영도구의회 의장은 "구민들이 집회를 하며 힘을 합칠 때 영도구청에서의 행정적 도움 등 지원이 있으면 좋을텐데 그런 것이 없어 아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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