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청 '냉난방기 납품 비리', 충북도 출연 기관에 '불똥'

기사등록 2023/05/25 10:39:56

2021년 냉난방기 350대 교체…30여대 냉방전용 임의 교체

충북도 감사과 조사…경찰, 조달 입찰자료 넘겨 받아 수사


[청주=뉴시스] 김재광 기자 = 충북도교육청 '냉난방기 납품 비리' 사건 불똥이 충북도 출연 기관으로 튀고 있다. <뉴시스 4월 4일 보도 등>

충북도는 2021년 조달청 다수 공급자 계약에 따라 출연 기관 1곳이 교체한 냉난방기 350대(천장형, 멀티형 등)의 규격 일치 여부를 확인한 결과 30여 대가 다른 제품으로 설치됐다고 25일 밝혔다.

도는 에너지절감을 위한 '공공건축물 그린 리모델링 사업'의 일환으로 이 기관에 노후 냉난방기 교체, 전기공사 등 명목으로 32억 원을 보조했다. 냉난방기 교체 비용은 10억7000만 원이 든 것으로 알려진다.

냉난방기 교체 사업은 대기업 A사가 입찰을 거쳐 낙찰됐고, 납품은 설치계약을 맺은 청주 대리점 B사가 했다.

B사는 2018~2021년 충북도교육청 산하기관, 학교에서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구매한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냉난방기 260여 대를 3~4등급 제품으로 바꿔치기했다가 적발돼 수사의뢰 된 업체다.

B사는 도 출연 기관에 냉난방기를 납품하면서 스탠드형 등 30여 대를 냉방기 전용 제품으로 임의 변경 납품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설치업체가 당초 계약한 대로 제품을 납품하지 않고 임의 변경해 냉방기만 납품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기관 물품 계약 담당자와 상의 없이 업체가 일방적으로 제품을 변경 납품한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도 감사팀은 업체의 불공정 조달행위로 보고 기관 물품 계약·검사 담당 직원의 직무 해태, 납품 업체의 계약 법령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충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도 이 기관에서 냉난방기 공사 입찰 서류 등을 넘겨받아 세밀히 훑어보고 있다.

경찰은 충북교육청이 '냉난방기 납품 비리'와 관련 공무원 2명, 납품업체 2곳을 수사 의뢰 또는 고발함에 따라 수사하고 있다. 

냉난방기를 부정 납품한 대리점 2곳이 부당이득을 챙겨 공무원들에게 뇌물로 건넸을 가능성과 이 업체가 관공서 등을 속여 제품을 부정 납품하는 데 대기업이 관여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충북교육청, 충북도 출연 기관 제품 검수·검사 담당 공무원과 시설팀 직원들이 대리점의 부정 납품 사실을 알고도 묵인해 공공기관에 재산상의 손해를 끼쳤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대리점이 학교, 기관에 새 냉난방기를 설치하고 뜯어낸 폐제품을 고물상에 처분해 별도의 수익을 챙기고, 일부는 중고 제품으로 재판매했다는 의혹도 확인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ip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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