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의원 폐지 무게에 당내, 당권 강화 부적절…갈등 불씨로

기사등록 2023/05/24 18:27:37 최종수정 2023/05/24 21:18:05

이재명 "직접민주주의" 당원권 강화 시사

지지자 "코인이 불법이냐…김남국은 제물"

당 일각 "강성당원에 몸살 앓는데…부적절"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05.24.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여동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돈봉투 의혹'과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가상자산 투자 의혹 등으로 인해 당내 혁신기구 구성을 준비하는 등 쇄신 작업에 들어간 가운데 이 대표가 쇄신안 중 대의원제 폐지로 대표되는 '당원권 강화'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다.

하지만 강성 당원들은 정작 당내 쇄신 기류를 촉발한 김 의원을 두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의 최근 행보를 두고 당내에서 "강성 당원으로 인해 당이 몸살을 앓는 상황에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의원제 폐지가 당내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22일 당 원외지역위원장 58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원외지역위원장 협의회는 이날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 혁신에 협조하겠다며 대의원제 폐지를 요구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외지역위원장 협의회장은 당직 개편 전 이 대표 체제에서 당 대변인을 맡는 등 친이재명계 인사로 꼽힌다.

이 대표는 대의원제 폐지를 주장하는 인사만을 패널로 선정해 당내 혁신에 대해 논하는 자리를 가지기도 했다.

이 대표는 24일 민주당사의 당원존에서 진행된 당원과의 만남 행사에서 "대의원제 폐지를 반대할 줄 알았던 원외위원장이 오히려 더 열정적으로 대의원제가 없어져야 한다는 것을 보고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욕망도 커지고 실현 가능성도 커진 것처럼 당도 당원이 주인이라고 하는데 실제 주인인지 아직 의구심이 많은 상태"라며 당원권 강화 의지를 밝혔다.

또 "민주당을 지지하는 당원과 국민이 '요즘 세상에 1인 1표가 아니고 1인 50표, 100표가 말이 되냐'는 생각을 하는 것"이라며 "'얼마 전 돈봉투 사건 어쩌고 하는 것도 그 구조(대의원제)와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 있느냐. 동의하지 않는 분이 많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한 패널은 "(비이재명계는) 깡패가 와서 우리 아빠를 패고 있는데 아빠가 문제 있다고 옷을 벗기고 지갑을 뺏어서 밖에 내보내는 것 같다"는 등의 강경한 발언을 내놓았다.

이처럼 이 대표가 최근 행보를 통해 사실상 대의원제 폐지 혹은 약화로 대표되는 당원권 강화의 손을 들어준 가운데 일부 당원들은 김 당내 쇄신 기류를 촉발한 김 의원을 두둔하고 있다.

당원들은 당원게시판 등을 통해 "코인이 불법이냐. 김남국을 검찰 제물로 바쳤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중요하지 김남국 코인이 중요하냐", "김남국을 비방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검사와 한패이고 국민의힘과 한마음"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다음 총선에서 반드시 김 의원을 다시 국회로 보내겠다"는 구명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 대표의 최근 행보를 두고 당내에서는 "강성 당원으로 인해 당이 몸살을 앓는 상황에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수도권 의원은 "이 시점에서 당원존에서 편향된 패널로 행사를 진행한다는 것은 정당 민주주의에 대한 편협한 사고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의원은 민주당의 대의기구로서 책임을 져야하는 선출직"이라며 "권리당원은 특별한 규정이 없고 선출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편향성이 없고 국민을 대비하고 당을 지지하는 사람을 다 대변한다고 할 수 있겠나. 지극히 위험한 생각"이라고 우려했다.

또 "장기적으로 권리당원에 대한 자격부터 모든 것을 새롭게 규정하고 대의원제 폐지를 논해야 하는데 현재 권리당원 제도 아래에서 대의원제를 폐지하겠다는 것은 당이 한쪽으로 치우치도록 몰고가겠다는 것"이라며 "냉철하게 상황을 바라보고 민주당이 어떻게 가야 할지 생각해야 한다. '나를 지지하는 사람을 바탕으로 몰고가야겠다'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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