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강화로 조직적 수제 총·폭발 적발은 감소
개인 차원 제작 늘어 경찰 사전 적발 어려워
"일본 사이트 뿐 아니라 국제연계 확대해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내 화약 제조 등을 둘러싼 적발은 50년 만에 15분의1로 줄었지만 최근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연설회장 폭발과 아베 신조 전 총리 총격 등 중대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무기 제조 정보가 인터넷에 넘쳐나는 시대가 되면서 단독범에 의한 밀조(密造)를 막기 쉽지 않게 되자, 일본 경찰이 위험한 정보를 감시하기 위해 사이버 순찰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한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지난 15일 와카야마시에서 선거 지원 연설차 방문하던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겨냥해 기무라 류지(木村隆二·24) 용의자가 던진 은색 통 모양의 폭발물을 두고 일본 검찰 출신의 한 관계자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저 형상의 폭발물이 국내에서 주목받는 것은 오랜만이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속 통에 화약을 넣고 밀폐한 뒤 불을 붙이는 파이프 폭탄으로 보고 있다.
통 등의 재료는 구하기 쉽고 제조도 비교적 어렵지 않다. 1960~70년대 과격단체 등에 의한 사용이 두드러진 무기다. 와카야마현 경찰은 용의자가 자작했다고 보고 있다. 아베의 총격 사건에 사용된 총과 화약도 수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약 밀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무허가 제조 등을 규제하는 화약류단속법위반죄 적발 인원은 최근 200명대로 정점인 1968년(3165명)의 6% 수준이다. 경찰이 단속을 강화하면서 조직적인 밀조는 크게 줄었다.
소년은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2016년부터 교내 과학 동아리 활동을 통해 각성제의 원료로 사용된 아세톤을 빼돌렸다. 이런 식으로 입수한 아세톤으로 집에서 각성제 뿐만 아니라 고성능 폭약 TATP도 불법 제조했다. 이후 2018년 3월 자신이 제조한 폭탄 중 일부를 나고야 시의 한 공원에 설치한 뒤 폭발실험까지 했다.
검찰 측에 따르면 소년은 인터넷으로 조사하거나 SNS로 물어 수제 폭탄 제조 방법을 알게 됐다. '아베 총격' 사건의 피고인 야마가미 데쓰야도 유튜브를 통해 화약의 조합 방법을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위험성이 있는 조직을 감시해 온 경찰에게도 '론 오펜더(Lone Offender)'로도 불리는 '외로운 늑대'의 흉악 범죄는 사전에 전조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인터넷을 통해 총기설계도,제조방법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등 치안상 위협에 심각한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일본 경찰청은 지난해 8월 아베 피격사건 검증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단독범에 의한 무기 밀조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해외 사이트를 포함해 인터넷이나 SNS상의 정보원을 얼마나 줄일 것인가가 관건이다. 이를 참고할 만한 것이 아동 포르노의 유통 저지를 목표로 하는 국제적인 협의체다.
일본 경찰청은 9월부터는 총기나 폭발물 제조와 관련된 정보를 AI가 자동으로 추출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해외 사이트를 포함해 정보 수집을 강화하고 위험한 정보가 있으면 사이트 관리자에게 삭제를 요구한다.
총기나 무기의 법 규제가 다르기 때문에 각국 당국과 협력하는 장벽은 현시점에서는 높다. INHOPE와 같은 구조가 실현되면 실효성은 보다 향상된다.
호시 슈이치로(星周一郎) 도쿄도립대 교수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이번 사건으로 용의자가 어떻게 폭발물 정보를 입수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며 유사 사건의 억제를 위해 "일본 사이트를 감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국제 연계 움직임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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