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재방송료 10억 미지급…방실협에 책임전가(종합)

기사등록 2023/03/16 16:27:35 최종수정 2023/03/16 17:26:54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KBS의 재방송료 미지급 사태 관련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KBS가 방송권만 구매한 드라마는 '새로운 형태의 방송유형'이라며 "재방송료 지급 근거가 없어 보류한 것"이라고 해명하자,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방실협)는 KBS의 재방송료 미지급금이 약 10억원이라며 "법 맹점을 이용한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방실협은 16일 "KBS가 방영권 구매물의 저작권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KBS는 4개 프로그램 사용료 10억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사용은 KBS가 하고 저작권 사용료는 나 몰라라 하는, 그야말로 갑질"이라고 밝혔다. "KBS는 방영권 구매물이 '새로운 형태의 방송유형'이라며 지급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방영권 구매물은 20년 전부터 존재한 형태다. 방송법상 외주제작에 해당하고, 협회와 방송사간 기존 협약에는 정산 대상으로 외주제작 프로그램을 포함하고 있다. 지난해 이를 문제 삼기 전까지 KBS는 정상적으로 사용료를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KBS는 법과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저작권 사용료를 지급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또한 잘못된 주장이다. 프로그램 방영권 구매 표준계약서(문화체육관광부 고시)에는 '실연자에 대한 저작권사용료는 수익배분의 편의를 위해 방송사가 지급하는 것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프로그램 등의 편성에 관한 고시'(방송통신의원회)에서 KBS가 프로그램 방영권 구매 표준계약서를 사용하도록 의무를 부과했다. KBS 주장대로 라면, 정상적으로 배우들에게 저작권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는 다른 지상파 방송사는 법과 규정을 어긴 것이냐."

특히 '협회가 게을러서 사용료를 지급하지 못했다'는 KBS 주장 관련 "비루하고 옹졸한 변명"이라고 반박했다. "지난해 7월 재방송료 지급 불가 통을 받은 후 KBS와 여러 차례 협상을 통해 재방송료를 지급하라고 요청했지만 거부했다"며 "저작권법상 배우 권리는 영상 제작에게 양도된다. 영상 제작에 투하된 자본을 원활히 회수할 수 있도록 영상 제작자에게 특혜를 준 것이다. 하지만 빼앗긴 권리에 관한 보상은 법에 명시하지 않았다. KBS는 법의 맹점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안의 본질을 왜곡하는 KBS 대응에 참담함을 느낀다"면서 "전 국민 수신료로 운영하는 공영방송 KBS는 배우들에게 마땅히 지급해야 하는 저작권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고, 그 사실이 드러나자 협회에 책임을 전가해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 KBS 입장에 강한 유감을 표하고, 책임있는 자세를 회복하기 바란다"고 했다.

KBS는 지난해 방송한 일부 드라마 재방송료를 배우들에게 지급하지 않고 있다. 그룹 '소녀시대' 서현 주연 ‘징크스의 연인’, 김재욱 주연 '크레이지 러브', 강하늘 주연 '커튼콜', 지창욱 주연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 등 총 네 작품이다. KBS는 '새로운 형태의 방송 유형이라서 지급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방송권을 구매한 '포레스트'(2020)와 '달이 뜨는 강'·'멀리서 보면 푸른 봄'(2021) 등에는 재방송료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는 전날 재방송료 미지급 관련 방실협에 책임을 전가했다. "지난해 8월부터 지속적으로 협상을 진행했으나, 방실협이 미온적으로 대응해 마무리 하지 못했다"며 "배우들이 재방송료를 지급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상해 '특약'으로 재방송료 지급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했다. 방실협이 노력을 게을리 한 결과 배우들이 재방송료를 지급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비판이 거세지자, 이날 KBS는 "방실협과 맺은 재방료 관련 협약서 해석에 오해가 있다"며 "방실협과 협상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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