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4% 가까이 급락…오늘밤 美 CPI 발표
외인 8800억 순매도…"안전자산으로"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코스피가 올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는 4%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여파에 더해 이날 저녁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투자 심리가 위축된 탓으로 풀이된다.
2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1.63포인트(2.56%) 하락한 2348.97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별로 외국인이 홀로 6349억원을 순매도했으며 기관과 개인은 각각 218억원, 5677억원을 사들였다.
코스피가 2%대 하락한 건 지난해 12월28일(-2.24%) 이래로 처음이다. 낙폭으로는 지난해 9월26일(-3.02%) 이후 최대다.
업종 전반이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특히 기계, 의료정밀, 증권 등이 4%대 급락했다. 섬유의복, 비금속광물, 철강및금속 등도 3% 이상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들의 하락세도 가팔랐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000원(1.67%) 빠진 5만9000원에 마감하며 하루 만에 6만원 선이 깨졌다. SK하이닉스(-3.80%), LG에너지솔루션(-2.66%), 삼성SDI(-1.76%), LG화학(-1.81%), 현대차(-2.84%), NAVER(-3.21%), 기아(-3.17%) 등도 크게 내렸다.
같은 날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30.84포인트(3.91%) 하락한 758.05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장 마감을 앞두고 하락폭을 키우며 4% 이상 급락세를 나타냈다.
코스닥 지수가 3%대 하락 마감한 건 지난해 12월23일(-3.32%) 이후 처음이다. 낙폭으로는 지난해 10월11일(-4.15%) 이후 최대다.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455억원, 2612억원을 순매도했으며 개인은 5103억원을 사들였다.
시총 상위 종목 중 에코프로비엠(-3.20%), 셀트리온헬스케어(-2.89%), 엘앤에프(-3.81%), HLB(-5.90%), 셀트리온제약(-4.99%) 등이 급락했다. 에코프로는 장 초반 8% 이상 급등했으나 상승폭을 줄이며 2%대 상승에 장을 마쳤으며, 에스엠은 1.9%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증시가 미국발 금융리스크 불안과 CPI 발표 경계감에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SVB 파산 여파가 지속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으며, 미국 CPI 발표를 앞둔 경계심도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외국인 현·선물 매물 출회가 확대됐으며 특히 선물에서 외국인인 1조5000억원 넘게 매도하면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SVB 파산 사태가 악화되거나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우려는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보다는 심리·수급적 요인에 따른 급락장이라는 진단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SVB 파산 직후였던 전날 증시에서는 악재로 인식을 못하며 오히려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심리가 정상화되면서 오늘 시장 변동성이 더 커졌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심리·수급적 영향이 컸으며 미국 정부의 단기 유동성 공급 대책 이후 상황이 달라지진 않았다"며 "다만 미국 예금자들이 현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이 있고 투자심리가 위축되다보니 위험자산은 팔고 안전자산으로 넘어가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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