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尹정부 週 69시간 근로 개편안, 저출산국에 타격"

기사등록 2023/03/13 11:45:12 최종수정 2023/03/13 12:22:55

고용부 "워킹맘에 도움" 발언, 분노 야기

[서울=뉴시스] 민주노총이 지난 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주당 최대 69시간 노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근로시간 개편안에 반발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5일 연속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 일을 시키는 것을 합법화하는 개악안"이라며 과로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주당 최대 69시간 근무제 개편안이 비평가들 사이에서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인디펜던트는 지난 10일(현지시간)자 보도에서 한국 고용노동부가 주당 근로시간 연장은 '워킹맘'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 뒤 반발을 야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정식 고용부 장관이 지난주 회견에서 이 개편안이 "워킹맘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고 아이들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감소하는 출산율에 미칠 영향 관련 질문에 "임신 또는 육아 중 근로시간 단축에 도움이 되는 과감한 조치를 내놓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발언은 궁극적으로 여성들에게 피해만 줄 것이라고 믿는 비평가들 사이에서 분노를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또 야당은 "인구 소멸의 지름길"이라고 비난했는데 이 법이 국회 문턱을 통과하려면 다수당인 야당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인디펜던트는 "최근 자료에서 한국의 출산율은 2021년 0.81명에서 지난해 0.78명으로 (더 떨어져) 세계에서 가장 낮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AP통신에 따르면 한국 인구는 2021년 처음 감소했다. 고령자 수는 증가하는 반면 납세자 수는 감소해 노동력 부족과 더 큰 복지 지출 문제로 세계 경제 10위 한국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윤 대통령은 한국의 기록적인 낮은 출산율에 대처하기 위해 '대담한 조치'를 지시했는데, 많은 여성들이 직업과 육아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받고 있는 국가에서 (정부는 이 개편안이) 노동 유연성을 높이고 일과 삶의 균형을 개선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어 반면 "노동계는 5일 연속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 일하는 것이 합법화될 것이고, 근로자들의 건강과 휴식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윌렘 아데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회정책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부정적인 평가도 전했다. 아데마는 "(현행) 52시간제 도입의 묘미는 고용주와 노조, 노동자들에게 '장시간 노동 문화에 대해 정말 뭔가 해야 한다는 신호를 줬다는 것'"이라면서 "현재 법안이 (노동) 유연성을 부여하는 것이라면 괜찮다. 그러나 그렇게 해석되지는 않는 것 같다"고 인터뷰한 바 있다.

한 20대 여성 직장인은 "장시간 일하고 덜 바쁠 때 쉬는 것은 불규칙한 생활로 이어져 자녀를 갖고 키우는데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근로시간 개편안을 오는 4월17일까지 입법예고하고, 의견 수렴을 거친 뒤 오는 6월께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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