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인천 제2경인고속도로 남동고가 밑 도로에서 택시기사를 흉기로 살해하고 도주한 일당 2명이 16년 만에 검거된 가운데 경찰은 이 중 1명에 대한 신상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인천경찰청은 8일 오후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한 A(40대)씨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번 신상공개위원회는 경찰관 3명과 법조인 등 외부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신상 공개심의위원회를 진행한 뒤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 ▲공범 일부 공개 시 형평성에 반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경찰은 나머지 1명의 공범 B(40대)씨와 관련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지 못했다.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A씨와 달리 B씨는 지난 1월 5일 검거된 이후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져 현재 ‘피의자’ 신분이 아닌 ‘피고인’ 신분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먼저 검거된 B씨에 대해서도 신상공개 여부를 검토를 했지만, 공범 수사가 우선이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신상공개를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인천경찰청 형사과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은 사건 발생 16년만에 강도살인 혐의로 A씨와 B씨 등 2명을 붙잡아 구속했다.

A씨 등은 지난 2007년 7월 1일 오전 3시께 인천 남동구 남촌동 제2경인 고속도로 남동고가 밑 도로변에서 택시기사 C(사망당시 42세)씨를 상대로 금품 6만원을 빼앗고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치소에서 처음 만나 친구가 된 이들은 당시 금품을 빼앗는 과정에서 강하게 저항하던 C씨를 미리 준비해 온 흉기로 살해했다. 이후 택시를 운전해 인천 미추홀구(옛 남구) 주택가로 이동시키고 불을 지른 뒤 미리 준비한 크레도스 차량을 이용해 도주했다.


범인들이 택시에 불을 지를 때 종이 불쏘시개로 사용한 차량 설명서 책자를 눈여겨 본 경찰은 과학수사를 토대로 전 크레도스 차량 주인의 ‘쪽지문’을 발견했다. 이후 A씨 등을 강도살인 피의자로 특정할 수 있었다. 경찰은 사건 당시 확인되지 않던 쪽지문이 시약이 개선되는 등 과학수사기법 발전하면서 지문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B씨를 지난 1월 5일 경기도 소재의 주거지에서 그를 먼저 붙잡았다. 경찰은 또 범행 현장에서 택시에 불을 지르고 도주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 TV 영상과 통신 및 금융거래내역 분석, 프로파일링 등 다각적인 추가 수사를 진행해 공범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 지난달 28일 공범 A씨를 긴급체포해 구속했다.

조사과정에서 B씨는 “범행을 저지른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반면, A씨는 경찰에서 “금품을 강취할 목적으로 B씨와 공모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방어권 보장 등을 보장하기 위해 신상공개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A씨를 오는 9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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