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코로나'로 수출 부진·인구 감소…중국 정부, 투자 유치에 러브콜
애플·화이자·폭스바겐·메르세데스-벤츠 CEO, 中방문 저울질
[서울=뉴시스]구동완 기자 = 미·중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지만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라 애플과 폭스바겐 등 서방 글로벌 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중국을 잇달아 방문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본격화하면서 중국 정부가 국경을 봉쇄하며 내세운 이른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한 이후 글로벌 기업 고위 경영진들의 중국 출장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악화로 인한 수출 부진과 인구 감소 등으로 경제 성장세에 적신호가 켜진 중국 당국이 발 벗고 나서 이들의 방문을 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WSJ은 팀 쿡 애플 CEO와 앨버트 볼라 화이자 CEO, 올라 켈레니우스 매르세데스 벤츠 CEO 등이 다음 달 중국 출장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CEO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닷새간 중국을 방문했다. 그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 폐지된 이후 중국을 방문한 첫 글로벌기업 CEO다. 블루메 CEO는 최근 현지 완성차 업체에 밀리며 지난 3년간 폭스바겐의 중국 내 점유율이 20%에서 16%로 급감하자 이에 대한 해법을 모색코자 방문했을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 측 대변인은 블루메 CEO가 중국에서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의 합작 파트너와 정부 관계자, 현지 직원들을 만났다고 설명했다.
팀 쿡 CEO와 볼라 CEO는 오는 3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개발포럼 참석차 중국 방문을 저울질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켈레니우스 CEO가 해당 포럼에 참석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고고도 정찰 풍선 사태와 대만 문제 등을 놓고 미·중 간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지만 글로벌기업 CEO들은 중국 출장을 계획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WSJ은 이 같은 경향이 중국의 리오프닝 이후 비즈니스 기회에 대한 CEO들의 기대를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CEO들의 중국 출장 규모가 아직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나온다. 마이클 하트 중국 주재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기업인들은 정치적 바람(미국의 대중국 정책)이 어느 쪽으로 불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중 간 외교적 긴장이 격화하고 있지만 양국의 교역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미·중 교액액은 6906억 달러(약 880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대중국 상품 수입액은 전년 대비 6.3% 증가한 5368억 달러였고, 대중국 상품 수출액은 1.6% 늘어난 1538억 달러였다.
WSJ은 정책·비즈니스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양국의) 주요 무역 및 투자 관계가 정치적 기복을 견디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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