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측 "1차 조사 진술서로 답 갈음"
검찰, "정진상 지분 약속 알았나" 의심
녹취록 '걔네'…유동규·정진상 등 의심
"정진상 무죄라 진술서에 안 써" 반박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부장검사 엄희준·강백신)는 이해충돌방지법 위반·배임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이 대표를 이날 오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23분께 조사를 위해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이날 조사는 천화동인 1호 지분 의혹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천화동인 1호 지분 의혹은 이 대표와 대장동 의혹을 연결하는 고리다.
이 대표는 2010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면서 대장동과 위례신도시 개발을 추진했다. 검찰은 민간사업자와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이 유착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는 대장동 사업을 추진하면서 정 전 실장·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과 유착했고, 남욱 변호사도 위례신도시 사업을 추진하면서 정 전 실장·유 전 본부장 등과 유착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개발 사업의 최종 결재권자는 이 대표다. 검찰은 이 대표가 측근인 정 전 실장과 유 전 본부장이 민간 사업자와 유착한 것을 몰랐을 리 없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번 조사를 통해 단순 인식을 통한 암묵적 승인인지, 이 대표까지 적극 개입한 지역 토착비리형 부패행위인지를 규명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일방적 서면 답변 갈음보다는 책임있는 구체적인 답변을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이 대표 측은 사실상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이 대표 측은 1차 조사(지난 1월28일 진행) 때 제출한 진술서로 답변을 대신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사실상 '진술거부권'과 다름 없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가 검찰에 제출하고 언론에 공개한 진술서에는 정 전 실장 관련 내용이 아예 등장을 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이 대표 측은 정 전 실장도 돈을 받기로 약속한 적이 없기 때문에 진술서에 쓸 필요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진술서를 통해 천화동인 1호에 자신의 지분이 있다는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언론을 통해 보기 전까지 천화동인 1호 존재 자체를 몰랐고, 천화동인 1호는 김씨의 소유라는 취지이다.
정영학 회계사가 김씨와의 대화 등을 녹음한 녹취록에는 김씨가 천화동인 1호 지분 절반은 '걔네 것'이라고 말하는 내용이 있다고 한다. 민간 속기사가 아닌 검찰 속기사가 새로 발견한 대목이라고 한다.
우선 정 전 실장, 유 전 본부장,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이 김씨가 말하는 '걔네'라고 검찰은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은 측근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은 직접 측근이 맞는다고 밝힌 적이 있다.
위례신도시 사업 과정에서 남 변호사 등 민간 사업자가 특혜를 입게 된 배경도 검찰 조사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김 전 부원장이 받은 불법 정치자금 의혹 등도 검찰 질문지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날 검찰에 출석하며 밝힌 입장을 통해 검찰의 수사가 정치적 목적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검찰이 '바이든'을 '날리는'이라고 조작하는 정권의 하수인이 돼서 없는 사건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하늘이 알고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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