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해제 첫날 경기도내 곳곳서 "아직 벗기엔 불안"

기사등록 2023/01/30 10:40:22 최종수정 2023/01/30 14:37:47

"코로나 종식 아닌데 마스크 벗기 무섭다"...시민들 대체로 마스크 착용

마스크 썼다 벗었다 하기 불편해 그대로 쓰고 다니겠다는 목소리도

일부 개학한 학교들도 일단 3월 개학 전까지 마스크 착용 분위기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일부 시설을 제외한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30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장초등학교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1.29. 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정부가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전환한 첫날인 30일 경기도내 곳곳에서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이유로 쓰고 다니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일부 시민들은 어느 장소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지 제대로 정보를 전달받지 못하면서 기존처럼 쓰고 다니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오전 6시30분께 수원역 대합실에는 이른 시각부터 기차를 타기 위해 들어가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이날부터 특정된 장소 외에는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의무에서 권고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대부분 역내에 있는 시민들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회사원 최정호(27)씨는 "아직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고 생활하기엔 불안하다고 생각한다"며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는 한 계속 쓰고 다닐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마스크 해제를 기다려왔음에도 실내 마스크 해제에 대해선 당장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회사원 김다희(26)씨는 "지금까지 마스크를 벗는 순간을 기다려 왔지만 막상 벗으려니 불안하다"며 "한동안은 계속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부모님과 여행을 위해 기차역에 나온 김모(9)양은 "이제 개학하면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데 마스크를 벗을 거냐"는 취재진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김 양은 "이제 마스크를 쓰는 게 더 익숙해서 안 벗을 거 같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마스크가 불편하다고 말하는 친구는 별로 없다"고 말했다.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정부가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전환한 첫날인 30일 오전 경기 수원시 수원역 대합실에서 열차권을 끊는 한 시민 위로 열차 내 마스크 착용 안내문이 고지되고 있다. 2023.01.30. pjd@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김 양의 어머니 김모(43)씨는 "아이들은 마스크가 일종의 방어막이 돼 준다고 생각하는 거 같다"며 "친한 사람들 앞에선 마스크를 쉽게 벗지만 처음 보는 사람들에겐 마스크를 더 철저히 낀다"고 말했다.

수원역 대합실에서도 이러한 사정을 감안해 주기적으로 '열차에 승차하기 전 마스크를 준비해주시고 열차 내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방송이 안내됐다.

대중교통에 탑승하기 전까지는 마스크를 벗어도 되는 반면, 대중교통에 탑승하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되는 등 상황에 혼란을 느끼는 시민들도 보였다.

대학생 민경빈(21)씨는 "장소마다 여기선 쓰고 저기선 안 쓰고 일일이 따지는 게 더 불편할 거 같다"며 "어차피 마스크를 쓰는 게 익숙해서 굳이 벗을 필요를 못 느낀다"고 말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를 크게 반기는 분위기도 나타났다.

회사원 지성은(26)씨는 "그동안 너무 답답했었는데 이제 좀 편해지겠다. 미리 알았으면 오늘 화장을 하고 마스크를 벗고 나왔을 것"이라고 했다.

군 휴가를 나와 인천에 있는 집으로 향하던 이모(23) 상병은 "입대했을 당시엔 마스크를 거의 의무적으로 착용했다"며 "마스크를 차고 훈련받을 때 숨이 차 힘들었는데 남은 군 생활은 조금 더 편안할 거 같다"고 말했다.

버스정류장에서도 여전히 많은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상당수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야외라는 특성상 실내 대합실에 비해 마스크를 벗고 있는 사람들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마스크를 벗고 버스를 기다리던 김모(31)씨는 "반드시 써야 하는 장소 외엔 어지간하면 마스크를 안 쓰고 있다"며 "이제 실내에서도 착용을 안 해도 된다고 하니 늦었지만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고 말했다.

반면 코로나 종식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마스크 착용 해제가 감염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주부 김애자(66)씨는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장소마다 마스크 쓰는 기준이 달라 오히려 더 헷갈린다"며 "나이 든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을 생각하면 쓰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박모(28)씨도 "코로나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위험해질 수 있는 분들을 생각한다면 아직은 좀 더 참고 마스크를 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일선 학교도 역시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도 당분간 이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신학기 개학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성급하게 학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해제했다가 집단 감염 등으로 인한 학사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날까지 문을 연 도내 초·중·고교는 총 8개 교로, 이날부터 2월 3일까지 56개 교가 추가로 개교할 예정이다.

이날 개학한 성남 소재 한 고등학교 관계자는 "일단 봄방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일주일 동안 기존대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학생들에게 안내하고 3월에 다시 개학하면 그 때 상황에 맞춰 마스크 착용 의무여부를 어떻게 할 지 정할 예정"이라며 "아직 코로나 감염이 계속 이어지는 분위기에서 학교 현장에서는 보수적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교육부에서 전달받은 지침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각 학교별로 마스크 착용여부를 결정하도록 안내했다"며 "학교 여건에 따라 마스크 착용을 어떻게 할 지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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