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해임…친윤 "제2의 유승민" vs 비윤 "전대 출마 대역죄냐"

기사등록 2023/01/13 19:46:40 최종수정 2023/01/13 23:04:31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동작구청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1.11.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윤아 이지율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나경원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대사직에서 전격 해임한 가운데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설전이 벌어졌다. 친윤계는 나 전 의원을 향해 "제2의 유승민"이라고 비난한 반면 비윤계는 "전대 출마하겠다는게 무슨 대역죄"냐며 맞서고 있다. 

친윤 핵심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익을 위해 세일즈 외교를 나가시는 대통령의 등 뒤에다 대고 사직서를 던지는 행동이 나 전 의원이 말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를 위하는 길인가"라며 "대통령을 위하는 척 하며 반윤의 우두머리가 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장 의원은 "대통령을 가장 위하는 척 하는 위선적 태도에 할 말을 잃는다"며 "오로지 자기정치만 하는 사람이 자신이 가장 대통령을 위하는 것처럼 고고한 척 하는 행태는 친윤을 위장한 비겁한 반윤"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나 전 의원이 지난 10일 김대기 비서실장에게 문자메시지로 사의 표명을 한 것을 지적하며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문자하나 ‘툭’ 보내 자리를 집어 던지는 태도는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망각한 처사"라며 "국무회의 의결까지 거쳐서 임명하는 엄중한 자리를 이토록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는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수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성공이 대한민국의 성공"이라며 "그래서 제2의 유승민은 당원들이 거부할 것"이라고 나 전 의원을 '제2의 유승민'으로 규정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친윤계 의원은 "나 전 의원이 엑시트(EXIT)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해서 며칠 용산(대통령실)에서 잘 기다려줬는데 그 중에 하나만 사직서를 냈다는 건 나라에서 주는 자리를 마음대로 가지고 있다는 건가. 너무 건방진 태도"라며 "본인이 직접 사직서를 낸 것도 아니고 문자 띡 보내고 이번에도 사람 전달해서 보내고, '도저히 같이 못 하겠다' 이렇게 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해임까지 갔다는 얘기는 대통령께서 화가 많이 나셨다는 뜻"이라며 "어제만 해도 나 전 의원을 아끼고 있다는 멘트가 용산발로 나왔는데, 이거는 일개 원외위원장 주제에 대통령을 능멸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비윤계 정치인들은 나 전 의원을 옹호하고 나섰다.

김웅 의원은 "오늘 대통령실에서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해임했다는 소식을 접하니 과거 민주당과 열심히 싸우던 나경원 원내대표의 과거 모습이 떠오른다"며 "그런 나 원내대표가 당대표 한 번 나오겠다는 것이 무슨 대역죄냐"고 친윤계와 대통령실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제가 2019년 대검찰청 형사정책단장으로 있을 때 수사권 조정 때문에 국회를 자주 다녔다"며 "민주당 의원들에게 천대와 협박을 받았지만 가장 친절하게 들어줬던 사람이 나경원 대표와 오신환 대표였다"고 회상했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나 전 의원을 비판한 장제원 의원을 겨냥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말을 안 듣는다고 곧바로 선배 정치인에다가 악담을 퍼붓는 장 의원님은 스스로 안 부끄러우시냐"며 "지금 당이 친윤, 반윤으로 아사리판이 되고 있는 근본 원인은 윤핵관들의 호가호위 때문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이 오로지 윤핵관들만을 위한 대통령이냐"며 "국민의힘을 망치고 있는 윤핵관들에게 다시 한 번 경고한다. 부디 이쯤에서 자중하고 본인들만의 세상에서 시급히 빠져나오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나 전 의원을 향해 "이제 나 전 의원의 선택만이 남았다"며 "더 이상 이번 전당대회의 초점이 당의 비전과 가치가 아닌 특정 인사들의 출마 여부에 쏠리지 않도록 출마든 불출마든 조속히 결정을 내려주셨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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