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출석 이재명, 정치적 최대 위기…지도부·지지자 '총출동'

기사등록 2023/01/10 06:00:00 최종수정 2023/01/10 06:53:47

李, 10일 '성남FC 의혹' 피의자 신분 출석

지도부, '단일대오' 강조하며 여론전 총력

당 인사 수십명 동행…지지자 1500명 결집

"누가 봐도 방탄, 조용히 가야" 당내 지적도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반도평화경제특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있다. 2023.01.09.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하지현 여동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치적 최대 위기를 맞았다. 검찰의 소환조사에 정면 대결을 택했지만, 향후 수사에서 '방탄'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할 경우 최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지난 대선 이후 처음으로 검찰에 출석한다. 당 지도부 대다수와 당직자뿐만 아니라, 지지자들도 대거 몰려 이 대표를 향한 단일대오를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가 검찰 수사를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며 여론전에 주력하는 가운데, 비명(비이재명)계를 포함한 당내 의원들도 이 대표의 메시지와 향후 행보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을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날 동행하는 박균택 전 광주고검장 등을 변호인으로 선임, 지난 주말 동안 일정을 비우고 검찰의 예상 질문을 추려 준비하는 등 무혐의 입증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민주당은 검찰의 전방위 수사에 대비한 반격도 벼르고 있다. 이날 소환조사를 계기로, 윤석열 정부의 '정적 제거' 수사에 맞서는 이미지를 부각해 '이재명 방탄' 프레임에서 벗어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경우 검찰 소환 조사 다음 날인 오는 11일 인천을 방문해 '국민 속으로 경청 투어'를 이어간다. 본인 지역구가 있는 인천에서 검찰의 부당한 수사를 강조하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할 예정이다.

오는 12일에는 설을 앞두고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정국 현안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지난 9일 취재진에게 "오는 12일 오전 10시30분에 신년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며 "(기자회견) 장소는 아직 정하지 않았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 대표의 검찰 출석 후 이틀 만에 열리는 기자회견으로, 수사 관련 소회 및 사법리스크 대응 방침을 두고 집중적인 문답이 이뤄질 전망이다.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같이 당이 앞장서 이 대표를 엄호하는 움직임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최고위원 등 지도부의 경우, 사실상의 '총동원령'으로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 개인적인 일이니까 혼자 당당히 가서 수사받고 오겠다고 했다"며 "내가 최고위원으로서 같이 가야 한다, 갈 수 있는 의원들은 다 가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사람들도 다 그런 마음을 먹고 있다"며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알리러 검찰에 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홍근 원내대표 및 박찬대·장경태·서영교·고민정 최고위원 등 지도부 대다수가 이 대표 출석에 동행할 예정이다.

당 검찰독재 정치탄압 대책위원회도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와 관련해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의 무혐의를 재차 강조했다.

이들은 "적법 광고를 뇌물성 후원금으로 해석한다면 대다수 프로구단이 위법 행위를 하는 게 아닌가"라며 "윤석열 정부가 기업 자유를 운운하고 친기업 정부를 표방할 자격이 있나"라고 성토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의원들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안보무능 적반하장 윤석열정권 규탄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1.06. amin2@newsis.com
반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당과 분리해 대응해야 한다는 '분리 대응론'도 만만치 않다. 지도부의 단일대오 주장에 이른바 '방탄' 이미지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들은 이날 이 대표 출석에 당 관계자 수십 명이 동행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당내 한 초선 의원은 "제가 거기에 왜 가나"라며 "(이 대표도) 혼자 조용히 가시는 게 나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당은 다른 역할을 오히려 해줘야 (민주당의 야당탄압 주장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며 "(이 대표 사법리스크같이) 작은 것으로 싸울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대표가 오히려 (검찰 수사에) 자신이 있으면 있을수록 (조사받으러) 더 많이 가야 한다"며 "그래야 국민들도 검찰이 왜 저렇게까지 하나라는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성남시장 때 있었던 일을 왜 우리가 뒤집어써야 하나. 누가 봐도 방탄"이라며 "(앞으로 검찰 수사가 있을 때마다) 조용히 출석하는 게 맞다"고 꼬집었다.

한편 '민주시민촛불연대', '이재면 지지자연대' 등 진보단체에서도 성남지청 앞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수십 명의 민주당 인사들과 경찰 추산 1500여명의 지지자들로 현장이 인산인해를 이룰 전망이다.

이날 성남지청에 출석하는 이 대표가 포토라인에서 검찰 조사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내 의원들도 이 대표의 발언에 촉각을 세우고 다음 행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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