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 자폭 드론'으로 러 장갑차 잡는 우크라 특수부대(영상)

기사등록 2022/12/29 06:00:00 최종수정 2022/12/29 18:09:30

레이싱 드론에 폭발물 달아 '자폭드론' 개조

일인칭 시점으로 조종해 목표물에 타격

단순한 구조지만 가격 저렴하고 속도 빨라

우크라-러시아 모두 드론무기 적극 도입

우크라이나 특수부대 '오메가' 대원이 조종하는 자폭 드론이 BMP-1으로 추정되는 러시아군 장갑차를 추격하는 모습. 출처: 트위터 @Captain_Hektor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광원 기자 =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최초의 드론 전면전"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은 빠질 수 없는 무기로 자리 잡았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직접 제작한 자폭 드론으로 러시아 장갑차를 공격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27일(현지시간) 텔레그램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평야 지대를 정찰하던 우크라이나 드론이 이동하는 러시아군 장갑차를 발견하고 돌진해 'Z' 표식이 그려진 차체 옆부분을 들이받는다.

이어진 영상에서는 또 다른 드론이 러시아군 장갑차의 뒤를 쫓았다. 해치를 열고 나온 러시아 군인 2명이 로켓포와 소총을 발사했지만 이를 피한 드론이 장갑차에 충돌하며 영상은 끝났다.


정확한 촬영 일자와 러시아군 피해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영상 게시자는 이 드론 공격을 우크라이나 특수부대 '오메가' 대원들이 수행했다고 밝혔다.

다른 영상에 따르면 공격에 사용된 드론은 일인칭(FPV) 고글을 착용한 오메가 대원이 조종하는 레이싱 드론으로, 폭발물을 장착해 목표물에 맞으면 폭발하게 만든 '수제 자폭 드론'이었다. 

이 '자폭 드론'은 몸체 위에 폭발물이 든 원통을 케이블타이로 고정한 단순한 구조였다. 폭발물 앞에는 구리 선을 이용해 만든 더듬이 모양의 신관도 보였다.
트위터 @Captain_Hektor *재판매 및 DB 금지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미국이 제공한 자폭 드론 '스위치블레이드 300'를 이용해 많은 전과를 올렸으며, 정찰용 드론에 폭탄을 매달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드론을 공격에 활용해왔다. 하지만 레이싱 드론을 '자폭 드론'으로 활용한 것은 이번에 처음 공개됐다.

레이싱 드론은 일반 드론보다 훨씬 저렴해 비용 부담이 적고 최고 속도가 시속 180~200km에 달해 적을 향해 빠르게 돌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군이 정찰에 활용 중인 DJI 매빅3은 본체 가격만 1469달러인데 비해 영상에 나온 것과 유사한 레이싱 드론은 400달러 미만에 구입할 수 있다. 부품을 구매해 직접 조립할 경우 가격은 더 저렴해진다.
우크라이나 특수부대 '오메가' 대원이 일인칭(FPV) 고글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 하단에 폭발물을 장착한 드론이 보인다. UA Military Flight team 텔레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같은 이점으로 '수제 자폭 드론' 사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드론은 이미 우크라이나군 핵심 전력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상태다.

우크라이나군은 개전 직후부터 드론을 정찰과 포격 좌표 획득에 사용하고 있으며 지난 26일엔 무인기를 동원해 국경에서 300마일, 모스크바 남동쪽에서 450마일 떨어진 러시아 본토 엥겔스 공군기지에 대한 두 번째 공습을 감행하기도 했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러시아 군인 3명이 사망했으며 우크라이나군은 소련제 무인정찰기 Tu-141 스트리스(Strizh)를 개조한 무인기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외에도 공대지 공격 능력을 갖춘 터키제 바이락타르 TB2 드론을 다수 운용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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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미사일 재고가 부족한 러시아 역시 AI를 탑재한 '란셋' 드론으로 우크라이나군 지상병력을 공격하고 있으며, 이란제 자폭 드론 '샤헤드-131'과 '샤헤드-136'를 이용해 우크라이나 전역에 위치한 기반 시설을 타격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샤헤드-136 대당 가격은 2만 달러로 러시아 크루즈 미사일 50분의 1에 불과하다. 미국은 지난 7월 "러시아가 샤헤드-136 드론 2400대를 주문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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