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도로변 남겨두고 160㎞ 운전한 남편…"뒤에 타고 있는 줄"

기사등록 2022/12/28 14:30:00 최종수정 2022/12/28 14:39:17

태국 부부, 아내 고향서 새해 보내기 위해 새벽 일찍 떠나

요의 해결 위해 도로변 정차…남편, 아내 남겨두고 출발해

아내, 홀로 20㎞ 떨어진 도시 도착…신고 후 남편과 재회

남편 "아내 뒷좌석에서 자고 있는 줄 알았다" 진술

[서울=뉴시스] 여행 중 볼일을 보다 생이별을 할 뻔한 카이문 부부, 남편 분톰 카이문은 화장실에 간 아내 암누아이 카이문이 뒷좌석에 있다고 생각하고 차를 몰고 떠나 버렸다 (사진출처: 데일리모션 영상 캡처) 2022.12.2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희준 인턴 기자 = 태국 부부가 여행 중 볼일을 보다 생이별을 할 뻔했다. 화장실에 간 아내가 뒷좌석에 있다고 착각한 남편은 160㎞를 이동할 때까지 아내의 부재를 알아채지 못했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26일(현지시간) 도로 한복판에 아내를 두고 떠나버린 태국인 남성에 대해 보도했다. 새벽 도로변에 맨몸으로 남겨진 아내는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20㎞ 가까이 되는 도로를 홀로 걸어야만 했다.

분톰 카이문(55)과 그의 아내 암누아이 카이문(49)은 암누아이의 고향 마하사라캄에서 새해를 보내기 위해 새벽 일찍 집을 나섰다. 남편 분톰이 먼저 운전대를 잡았다.

얼마간 운전했을까, 분톰은 갑작스럽게 소변이 마려워 오기 시작했다. 근처 주유소에 도착할 때까지 요의를 참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한 분톰은 일단 도로변에 차를 주차하고 서둘러 인근 풀숲으로 달려갔다. 암누아이는 남편에게 왜 주유소에 정차하지 않고 도로변에 주차했느냐고 물었지만, 남편이 대답하지 않고 가버리자 자신 역시 근처에서 볼일을 보기로 했다.

잠시 후, 시원하게 볼일을 본 분톰은 다시 한번 운전대를 잡았다. 아내는 보이지 않았지만, 분톰은 차가 정차한 사이 아내가 뒷좌석으로 자리를 옮겼을 것으로 추측했다. 분톰은 그대로 차를 몰고 떠나버렸다. 뒤늦게 도로로 뛰쳐나온 암누아이는 남편의 차가 자신을 두고 떠나버리는 것을 망연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혼자 남겨진 암누아이는 캄캄한 도로를 따라 하염없이 걷기 시작했다. 약 20㎞의 거리를 걸은 암누아이의 눈에 카빈부리 시가 들어왔다. 오전 5시에 카빈부리에 도착한 암누아이는 즉시 지역 경찰서에 자신이 겪은 일을 신고했다. 경찰관들은 암누아이가 차에 두고 내렸다는 휴대전화로 20번 이상 전화를 걸었지만, 누구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암누아이는 자신이 찬 금목걸이라도 내다 팔아 여행 경비를 마련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장장 3시간에 걸친 연락 끝에 경찰관들은 분톰과 연락을 취할 수 있었다. 분톰은 카빈부리 시에서 160㎞ 떨어진 코랏 시에 도착해 있었다. 경찰의 연락을 받은 분톰은 암누아이를 태우기 위해 카빈부리로 부리나케 돌아왔다. 분톰은 경찰 진술에서 암누아이가 줄곧 뒷좌석에서 자고 있는 줄 알았다고 밝혔다.

임누아이는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올해로 부부 생활이 27년 차이며, 자신은 이번 일로 남편에게 그다지 화가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분톰은 임누아이와 재회하자마자 아내에게 진심으로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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