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특수효과 거장 카를로 람발디가 1981년 제작
85개 기계 관절 사용…ET 눈과 골격, 손가락까지 구현
도주 장면에 사용된 자전거, 1억 5000만원에 낙찰
[서울=뉴시스]구동완 기자 =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의 1982년 영화 ET의 촬영에 사용된 애니매트로닉 모형이 미국의 한 경매 행사에서 33억 원에 팔렸다.
헐리우드와 로큰롤 등의 소품 경매를 위탁하는 줄리언스 옥션은 1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영화 'ET'에 등장한 ‘오리지널 메카트로닉’ 모형이 256만 달러(약 33억 원)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애니매트로닉스란 실제와 비슷한 정교한 로봇을 만들어 촬영하는 특수 기법이다. 사실적인 외형을 갖고 있어 이를 활용하면 CG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원하는 장면을 구현할 수 있다.
이 기계 모형은 영화 <킹콩>, <에일리언> 등으로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3차례 수상했던 이탈리아 출신 특수효과의 거장 카를로 람발디가 작품을 위해 1981년에 제작한 것이다.
현대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의 등장에 앞서 만들어진 이 모형은 알루미늄 합금의 초기 형태인 두랄루민으로 제작됐고, 85개의 기계 관절을 가져 '공학적 걸작'이라고 평가받는다.
작품 속 외계인 ET의 눈과 골격, 표정 등은 물론 주인공 소년 엘리엇에게 ET가 "집에 전화하고 싶다"며 높이 뻗은 뾰족한 손가락까지 구현돼있다.
줄리언스 옥션은 람발디가 ET의 디자인을 진행할 당시 캐릭터의 늘렸다 줄일 수 있는 목이 관객들에게 공감을 끌 수 있는 좋은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던 일화도 공개했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우리 모두 그(ET 모형)를 살아있는 유기체로 간주한다"며 "내 경험상 그건 영화계의 8번째 불가사의다"라고 말했다.
한편 엘리엇과 ET의 도주 장면에서 사용된 자전거도 경매에 올라 11만 5000달러(약 1억 5000만 원)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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