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권오수 징역 8년 구형…내년 2월10일 선고(종합)

기사등록 2022/12/16 17:38:58 최종수정 2022/12/16 18:01:43

재판부, '주가조작 혐의' 오늘 결심공판

"투자자에 손해 가해…엄정 처벌 필요"

골드만삭스·블랙펄 관계자도 실형 구형

권 전 회장 측 혐의 전면부인…무죄 촉구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지난 6월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06.17.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신귀혜 기자 = 검찰이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 대해 중형을 구형했다. 권 전 회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관계자들에게도 나란히 실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권 전 회장 등의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권 전 회장에 대해 징역 8년의 실형과 함께 벌금 150억원, 81억3600여만원의 추징금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도이치모터스 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피고인(권 전 회장)이 속칭 부티크 투자자문사, 증권회사 등과 공모해 주가를 조작한 것으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사안 자체가 중대하고, 나아가 장기간에 거쳐 순차적으로 범행이 진행되온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세 조종은 주식시장의 건전한 거래질서를 어지럽히고 주식거래에 참여하는 불특정다수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친다는 점에서 죄질이 나쁘다"며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주가조작 선수로 알려진 골드만삭스 소속 주식전문가 이모씨에 대해 코스닥 상장사 아리온과 병합해 징역 7년과 벌금 100억원, 9억4800여만원 추징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씨는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관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투자자문사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이모씨에 대해서는 징역 6년에 벌금 100억원과 1억1044만여원의 추징금을, 또 다른 주가조작범으로 알려진 토러스 증권 관계자 김모씨에 대해서는 징역 5년에 벌금 100억원, 58만여원의 추징을 각각 구형했다.

이밖에 5명에 대해서도 검찰은 징역 2년6개월~5년의 실형, 50억원~100억원의 벌금형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 내내 혐의를 부인한 권 전 회장은 최후진술을 통해서도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권 전 회장은 "2002년 도이치모터스 설립 이래 20여년간 한눈팔지 않고 회사 성장에 매진해왔다"며 "오랜 기간 사업하며 알게 된 지인에 경영자로서 도이치모터스의 성장 가능성을 알렸고 지인들을 연결해줬지만 화근이 돼 주가조작 범죄에 휘말렸다"고 말했다.

이어 "억울함에 잠을 이룰 수 없었지만, 그 또한 제 부덕의 소치"라며 "성실하게 재판에 임하기 위해 노력했고, 억울함을 헤아려 현명한 판단을 이끌어줄 것이라 믿는다"며 무죄 판결을 요청했다.

권 전 회장 측 변호인도 "권 전 회장은 도이치모터스 최대주주로 경영권을 유지했지만 단 한주의 주식도 처분하지 않았다"며 "3년에 걸친 대규모 주가조작이 있었다지만 단 한 명의 피해 호소하는 투자자도 없는 이례적인 사건"이라며 검찰 측 공소사실은 일방적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주가조작 선수 이씨 측은 시세조종 행위에 가담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2010년 9월경 이를 중단해 공소시효(10년)가 지났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선수인 김씨 측은 공소사실에 대해 자백과 함께 수사에 협조했다며 감형을 요청했다.

권 전 회장 등은 2009년 12월부터 약 3년간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권 전 회장과 블랙펄 임원 민모씨 등이 주가조작 선수, 투자자문사 등과 짜고 다수 계좌를 동원해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보고 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권 전 회장은 2008년 도이치모터스가 우회 상장한 후 주가 하락이 이어지자 주가조작 선수인 이씨에게 의뢰해 주가조작을 계획했고, 이씨는 증권사 임원 김씨에게 주식 수급을 의뢰했다. 이후 김씨가 증권사 동료 등과 통정매매를 통해 2000원대 후반이었던 주가를 8000원까지 높였다.

지난달 말 귀국해 체포된 민씨는 선수 김씨(구속기소)와 공모해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시장에서 서로 주고받는 통정매매 수법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 인물로, 이른바 '김건희 파일' 작성에 관여하고 김 여사의 계좌를 이용해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하지만 민씨 측은 김 여사 명의의 계좌에 대해서는 모른다며 연관성을 부인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1차 작전 시기인 2010년 1~5월 거래를 일임한 것일 뿐 주가조작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1년여간 재판 끝에 결심공판을 마친 재판부는 내년 2월10일 오전 11시 권 전 회장 등에 대한 선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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