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신화' 끝…LGD, TV 패널 국내 생산 안한다

기사등록 2022/12/14 14:44:09
[서울=뉴시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제공=LG디스플레이)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LG디스플레이가 조만간 경기 파주 소재 LCD(액정표시장치) TV 패널 공장의 생산을 중단한다. 중국산 패널 가격 공세에 밀려 삼성디스플레이가 올 상반기 LCD 생산 중단을 결정한 데 이어 LG디스플레이도 같은 전철을 밟게 됐다. 한때 전 세계를 호령하던 한국의 LCD TV 패널 사업이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는 것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이달 경기 파주 P7 공장의 LCD 패널 생산을 중단한다.

LG디스플레이는 고객사와 장기 계약 물량까지 모두 생산하고 이달 하순께 P7 공장 가동 중단에 들어간다. 국내에서 LCD TV 패널 사업을 사실상 접는 것이다.

P7 공장은 그동안 43인치와 50인치 등 다양한 크기의 LCD TV 패널을 만들며 한국 LCD 산업의 전설을 써왔다. 지난 2006년 4월 준공식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참석해 "LG필립스(LG디스플레이의 전신) 파주공장이 한국 미래를 상징하는 축복의 자리"라며 축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산 패널의 저가 공세에 밀려 16년 만에 사업을 완전히 중단하게 됐다.

이미 올 상반기에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생산을 중단했다. 이어 LG디스플레이도 같은 결정을 내리며 한국의 LCD 산업은 완전히 멈춰선다.

LG디스플레이가 국내에서 LCD 생산을 중단하는 것은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다. 한국은 지난 2004년 이후 세계 LCD 시장점유율 1위를 10년 이상 유지해왔다. 하지만 2017년 이후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거센 추격을 받으며 시장 지배력이 급속도로 무너졌다. 중국 업체들은 기술력은 물론 당국의 막대한 보조금 지원을 통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우위에 섰다. 

이에 한국 업체들은 오랜 기간 중국산 공세로 LCD 사업의 출구 전략을 마련해왔다. 그러나 급작스러운 코로나19 특수로  TV 수요가 급증하며 패널 가격이 급등했고, 이에 생산 종료 시점이 다소 연기됐다.

지난해 말부터 엔데믹 분위기가 본격화하면서 TV 수요는 정점을 지났다. LCD 가격도 연이어 떨어졌다. 최근에는 납품 가격이 생산 원가를 밑도는 수준까지 내몰렸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분기 이후 LCD 사업에서 생긴 손실로 인해 영업 적자를 보이기도 했다.

앞으로 LG디스플레이는 LCD TV 패널을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만 생산한다. 파주 P8에서는 모니터 등에 사용하는 LCD IT 패널만 만든다. 그나마 명맥을 이어가는 수준이다. 공급 과잉과 치열한 시장 경쟁 상황을 놓고 보면 앞으로 LCD 산업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반면 이번 결정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생산 전환은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디스플레이 최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선행 투자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

LCD는 2000년대 초반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놓고 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과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인 끝에 승리했다. 대형화가 어렵고, 응답 속도가 느리다는 약점에도 한국 정부의 지원과 디스플레이 업계의 과감한 투자가 결실을 본 것으로 평가받는다.

LG디스플레이는 P7 공장을 차세대 디스플레이 생산기지로 전환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강점을 가진 OLED(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 전환을 통해 올레드 TV 대세화를 노리는 한편, 중소형 디스플레이 역량도 강화할 방침이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이날 LG디스플레이 측에 'LCD 패널 생산중단 예정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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