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셈법 복잡③]로또분양은 없다…저가점자, 이 때가 기회?

기사등록 2022/12/05 06:30:00 최종수정 2022/12/07 14:19:57

기축 내리는데 분양가는 올라…가격 메리트 사라져

청약 열기 시들…서울 청약 가점 10점대도 당첨

안 싼 분양 고집할 필요는…급매 잡으면 더 쌀 수도

목돈 없는 젊은 층, 이 때가 서울 새 집 마련 기회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견본주택을 찾은 시민들이 모형도 설명을 듣고 있다. 2022.12.01.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로또분양은 없다." 최근 분양시장이 냉각된 이유를 한 마디로 압축한 문장이다. 기존 주택은 가격이 급락하고 분양가는 상승하는 상황이라 과거와 같은 '분양만 되면 몇 억 보장'은 틀린 얘기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요자들이 냉정한 입장을 견지하면서 당분간 분양 시장은 철저히 입지와 상품성, 가격을 따져 흥행이 결정될 전망이다. 서울이라도 주인을 찾지 못하는 새 집이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편으로는 당첨 커트라인이 낮아지면서 소득이 높고 축적 재산이 적은 청약 저가점 청년층은 이 때가 서울에서 내 집을 마련할 기회라는 조언도 나온다.

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분양한 서울 중화동 '리버센SK뷰 롯데캐슬'의 전용면적 84㎡C는 당첨 최저 점수가 18점에 불과했다. 청약 당첨 평균도 크게 낮아졌다. 부동산R114의 집계 결과 지난해 서울 아파트 청약 당첨 가점은 평균 62점이었는데, 올해 들어 44점으로 크게 낮아졌다.

올해 들어 기축 시장이 급격히 냉각되면서 가격을 크게 낮춘 급매 위주로 거래가 성사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분양가와 인근 실거래가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역전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분양을 앞둔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과 장위자이 래디언트(장위4구역 재개발)를 두고서도 인근 시세와의 비교가 한창이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전용 84㎡ 분양가는 13억원 선이다. 이 아파트는 최근 고점보다 7억~8억원씩 하락한 잠실 엘스·리센츠·트리지움이나 16억50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와 있는 가락동 헬리오시티와 견주는 이들이 많다. 장위자이 래디언트 84㎡의 분양가는 9억원대 중반이다. 인근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2020년 11월 입주)가 10월 9억1000만원에, 래미안포레카운티(2021년 5월 입주)가 10월 9억1400만원에 거래돼 분양을 받는 것이 오히려 가격적 메리트가 적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집값이 하락하면서 추가 하락에 대한 두려움, 대출이자에 대한 공포로 분양 받는 메리트가 많이 줄었다"며 "지금은 굳이 분양을 고집할 필요 없이 급매물과 경공매 트리오 트랙을 사용해 봐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올림픽파크포레온은 현재까지는 가격 메리트가 있어 미분양이 될 가능성은 적어보이지만 기존 주택 시장이 추가 하락해 급매를 잡을 수 있다면 헬리오시티와 고민할 수 있을 것이고, 장위 자이는 위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장위 자이 레디언트'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의 모습.
올림픽파크포레온 같은 서울 알짜 단지라면 아직까지는 청약불패라는 시각도 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급급매를 잡으면 좋겠지만 1건이 낮은 가격으로 팔린다고 해서 모두가 그 가격으로 살 수는 없다"며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주변 시세가 떨어졌다 하더라도 분양받는 것이 싸고, 새 아파트와 커뮤니티 시설을 누리는 장점도 있다"고 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주변 집값과 신축분양의 가격 갭이 좁아지다보니 청약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며 "헬리오시티가 올림픽파크포레온 분양가보다 더 떨어진다면 가격 메리트가 있는 집을 사는 게 맞는데, 평균적으로 그렇게 되기는 쉽지가 않다"고 내다봤다.

꾸준한 소득이 있다면 최근처럼 청약 열기가 식었을 때가 내 집 마련의 적기라는 시각도 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중화동 리버센SK뷰 롯데캐슬은 가점이 18점이 안 되는 수요자도 당첨이 됐는데, 이는 미혼 20대도 나올 수 있는 점수"라며 "10억원 짜리 집을 살 때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50%까지 허용된다면 5억원은 있어야 한다는 얘긴데, 젊은 세대는 목돈이 없기 때문에 같은 금액대의 집을 사더라도 계약금 10%만 내고 나머지는 쪼개 내는 분양이 더 유리한 방식"이라고 짚었다.

자재값과 택지비 상승으로 앞으로도 분양가는 지속적으로 높아질 예정이다. 서울 아파트를 분양받더라도 '로또분양'이나 '인생역전'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시장가격과 분양가격의 차액 때문에 청약에 달려들었던 것인데, 간극이 없어지다보니 열기가 덜한 것"이라며 "무주택자라면 집을 투자의 수단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본인의 자금계획에 따라 직주근접이 가능한 주거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삶의 질 개선에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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