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우태 세컨신드롬 대표이사 인터뷰
국내 주거 한계 인식 '공간 아웃소싱'
'시스템' 운영 강점…다양한 사업 확장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개인보관(셀프 스토리지) 서비스 시장은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대중화 돼 있다. 미국에서만 40조원 규모다. 국내에서도 2017년 '도시화율 80%·국민소득 3만달러'를 넘어서면서 개인보관 서비스 수요가 발생하기 위한 기준을 충족했다. 최근 1인가구의 증가와 월세의 전세 비중 역전 등으로 개인보관 시장의 성장가능성은 한층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 없던 생태계를 개척하고 '시스템화'를 통해 세계 시장까지 나아가겠다는 야무진 꿈으로 무장한 국내 개인보관 서비스 1위 '미니창고 다락'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홍우태(41) 세컨신드롬 대표는 지난 2016년 국내 주거 공간의 물리적 한계를 인식하고 '공간 아웃소싱'의 개념에 착안해 '미니창고 다락'을 론칭했다.
홍 대표는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스템에 의해 운영된다는 것은 미니창고 다락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며 "모든 지점을 24시간 무인화, 자동화로 설계해 운영하는 것은 대규모 시스템 투자 없이는 불가능한 것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다락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미니창고 다락도 처음부터 기술 기반 서비스로 출발한 것은 아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 홍 대표는 같은 증권사 리서치 이코노미스트로 근무했던 김정환 운영총괄이사(COO)와 함께 창업 당시 미니창고 다락 1호 휘문지점을 직접 운영하며 10개월 간 사업 모델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후 7호까지 단계별로 지점을 늘리다가 유인 운영의 한계를 느끼고 '시스템화'에 돌입하기 시작했다.
현재 미니창고 다락이 채용한 '인공지능(AI) 관제솔루션'은 KT와 공동 개발했다. CCTV로 입·출입을 관리하고 항온·항습 등 다양한 환경을 센서를 통해 원격으로 관리한다. 지점 내에 발생하는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즉각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한다. 고객도 개인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직접 모니터링할 수 있다.
기술 중심 사업 전환에 따라 세컨신드롬의 인력 구성도 달라졌다. 현재 세컨신드롬의 직원 50여명 중 30명가량이 개발자다. 지난해 시리즈B 투자 유치 이후 C레벨의 기술책임자(CTO)도 영입했다. 세컨신드롬은 인재 영입 시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의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장점으로 제시한다.
홍 대표는 "세컨신드롬이 전개하는 비즈니스는 하드웨어,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부동산까지 다양한 분야를 다루기에 개인이 어떤 관심사를 가지고 있든 해당 영역들을 조합해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며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게 될 것인지에 중점을 두고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보관이사·픽업운송·보관물품 처분을 비롯해 물류 등 공간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으로의 확장도 꾀하고 있다.
홍 대표는 "창고 시설들을 연결하는 물류로서 네크워크가 형성되면 하나의 망이 완성돼 우리만이 할 수 있는 비즈니스가 생긴다"며 "임대주택, 오피스텔 등 주거공간 지하에 있는 물류·보관 공간 등 기업 간 거래(B2B) 영역의 사업도 많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벤처캐피탈(VC) 등의 투자에 의존하지 않고 자립할 수 있는 독특한 수익 구조를 구축해 기업의 지속가능성도 확보했다. '다락 크라우드', '다락 파트너' 등 고객이 직접 미니창고 다락의 사업에 참여하고,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한 것이다. 해당 상품들은 매 차수마다 완판되고 있으며, 미니창고 다락을 빠른 속도로 확장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홍 대표는 "다락 이용 고객 대상 만족도 조사에서 25% 정도가 가장 불편한 점으로 다락의 지점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점을 꼽았다"며 "투입비를 펀딩 등에 의존하기 보다는 자체적으로 조달하고 구조화시킬 방법을 고민한 끝에 대중들의 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는 투자 상품의 개념으로 숙제를 풀었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향후 미니창고 다락을 주요 대도시에서 누구나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시설로 확장할 계획이다. 내년에만 150호점, 2026년까지 600호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현재 프랜차이즈 가운데 던킨도너츠나 할리스의 전국 매장 갯수가 600개 정도다. 유사 업종, 솔루션 등 시너지를 줄 수 있는 기업에 대해 추가적인 인수·합병(M&A)도 고려하고 있다.
해외 진출에 대한 꿈도 있다. 미국과 일본 등 큰 시장이 형성된 국가들도 시설은 낙후됐고 무엇보다 유인 운영이 대부분이다. 한국에서 구축한 'K-기술력'을 앞세워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는 계획이다.
홍 대표는 "미국에서는 산업 자체가 60년대에 시작돼서 과거 기준을 거의 따르고 있다. 자동화도 무인도 아니다 보니 영업시간이 끝나면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한국에서 시스템을 충분히 테스트하고 상용화한 뒤 솔루션을 해외로 들고나가 차례로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미니창고 다락을 시장에 안착시킨 이후에는 창업을 꿈꾸거나 도전한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도 하고 싶다고 했다.
홍 대표는 "창업을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의 DNA는 다르고 본다. 어차피 할 거였으니 후회하지 말고 일단 시작한 것 끝장을 보자고 생각하면 좋겠다"며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그만큼 가치있고 의미있는 일이기에 끝까지 밀고 나가다보면 분명히 '내가 맞는 길을 가고 있구나' 느껴지는 때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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