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우루과이전 거리 응원 계획에 의견 엇갈려
서울시 오늘 '광화문광장 자문단회의' 열어 심의
[서울=뉴시스]이소현 조성하 기자 = 축구 국가대표팀 응원단 '붉은악마'가 광화문광장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거리 응원전을 다시 열겠다고 밝힌 것을 두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한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인파가 몰리는 행사를 추진하는 데 대한 우려가 높지만, 참사를 계기로 오히려 경각심을 갖고 질서 있는 응원 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날 광화문광장 자문단회의를 열고 붉은악마가 낸 광장 사용 신청건에 대해 심의한다. 광장 사용이 승인되면 오는 24일 우루과이와의 첫 경기부터 거리 응원이 펼쳐지게 된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추모 분위기에 동참한다는 의미로 거리 응원을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붉은악마는 지난 19일 "카타르 월드컵 거리응원을 광화문광장에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며 "17일 서울시에 광장 사용허가 신청을 했고 현재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발표했다.
붉은악마는 "거리 응원 개최를 결정하기까지 내부적으로 숱한 고민이 있었다"며 "그러나 수차례 회의를 통해 우리만의 방식으로 진정한 위로와 추모를 하는 것이 더 옳은 길이라고 다시 생각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붉은악마의 거리 응원이 재추진되자 시민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군중밀집 등을 우려하는 부정적 시선에 맞서 사전 대비가 충분히 이뤄질 수 있는 상황에서 거리 응원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직장인 김모(28)씨는 "사고 발생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거리 응원을 한다니...또 다른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당일 대중교통 혼잡도도 높을 텐데 여러모로 걱정된다"고 했다.
대학생 김모(26)씨도 "사실 우리나라에서 사람 많은 곳이 통제가 되는 걸 잘 못 봤다"며 "보나마나 혼잡할 것 같은데 어렸을 때부터 사고 관련해서 교육을 받아본 적도 없고 불안한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대 상권 입장에서는 아쉽겠지만 아직 거리 응원을 진행할 만큼 상황이 정돈되거나 준비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참사에 대한 애도 차원에서 거리 응원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직장인 구모(31)씨는 "아직 참사의 아픔이 가시지 않은 상황"이라며 "월드컵 거리 응원이 매력적인 응원 문화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거리 응원에 찬성하는 시민들은 국가 애도기간이 끝난 이상 자유를 존중해줘야 한거나, 참사를 교훈 삼아 더욱 질서있게 거리 응원에 임하면 된다는 입장이었다.
직장인 윤모(26)씨는 "거리 응원 진행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질서있게 하면 된다"며 아울러 "이미 국가 애도기간을 거치면서 참사에 대한 책임과 예의는 다했다고 본다. '아픔', '슬픔' 등의 감정적 이유로 행사 자체를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직장인 김모(27)씨는 "참사가 발생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거리 응원에 나오는 사람들도 충분한 경각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주최 측인 붉은악마가 손잡고 인파 관리 인력 및 출입 동선 관리 방안 등을 마련해 대비한다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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