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다 해야돼?" "잘 몰라"…이태원 참사 브리핑 잡음

기사등록 2022/10/31 16:57:54 최종수정 2022/10/31 16:59:28

사전취합 질문 다수 생략한 채 브리핑 마무리

경찰 배치 계획 조정 이유 묻자 "처음 듣는다"

"질문 나온 것들 다 소화해야 하는가" 발언도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이 3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이태원 사고 중앙대책본부 회의 브리핑 도중 배석자들과 답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2022.10.31. ppkjm@newsis.com
[서울=뉴시스] 오제일 기자 = 서울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사상자 지원책 등이 발표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정부 관계자들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질문 다수가 생략되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31일 중대본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진행된 브리핑에는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박향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 오승진 경찰청 강력범죄수사과장, 박종현 행안부 사회재난대응정책관이 참석했다.

이날 브리핑 전 취합된 질문들 다수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발언과 관련한 것들이었다. 이 장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아니었다", "경찰·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지금 파악을 하고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인 상태였다.

하지만 이 같은 질문들을 포함해 사전 질문 다수가 브리핑에서 생략됐다. 사회를 맡은 행안부 관계자가 사전 질문들을 생략하고 브리핑을 종료하려고 하자 기자들의 항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브리핑에서는 "잘 모르겠다", "처음 듣는다" 등 답변도 다수 나왔다.

이번 참사와 관련해 적절한 수의 경찰 병력 배치 등이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수사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청 강력범죄수사과장은 브리핑에 참석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는 애초 200명 이상 인력을 배치하겠다는 용산경찰서 계획과 달리 137명만 투입된 이유가 무엇인지라는 질문에 "최초에 200명을 배치하겠다는 계획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답했다. 그는 "수사부서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배치근무는 처음 듣는다"고도 했다.

서울시 전체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방안을 정부와 검토하겠다는 오세훈 시장의 전날 발언과 관련해 협의가 진행 중이냐는 질문도 답을 얻지 못했다. 김 본부장은 "지금 처음 접하는 상황"이라며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들어보고 검토를 하겠다"고 말했다.

일방통행이나 도로 통제, 지하철 무정차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의에는 경찰청과 국토부가 차례로 호명됐지만, 국토부 관계자가 참석하지 않아 답변이 나오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김 본부장은 "질문이 나온 것은 다 소화를 해야 되는 것인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브리핑 종료 후 약 4시간 만인 이날 오후 3시17분께 제공된 서면 답변에도 일부 질문들이 생략됐다. '각 지역 병원 이송 현황' 등 질문과 관련해서는 '오후 6시 기준 중대본 대처상황보고서에 반영 예정'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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