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뉴시스] 박종대 기자 = 경기 평택시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숨진 20대 여성 근로자 유족이 명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해 관련자들에게 합당한 처벌을 내려달라며 경찰과 고용노동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유족 측 법률 공동대리인 중 한 명인 오빛나라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SPL 주식회사와 강동석 SPL 주식회사 대표이사, 안전보건관리책임자를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에 고소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SPL 주식회사의 안전관리책임자를 평택경찰서에 고소했다.
유족 측은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피고소인들로 인해 피해자가 상반신이 배합기에 짓눌려 극심한 고통 속에서 사망했고, 사체조차 온전치 못한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본 고소인의 정신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이어 "SPC 관계자는 '현장에 있던 동료 직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사고가 난 데다 CCTV 사각지대라 사고 경위를 명확히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를 이용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고소인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한 딸이 죽음에 이르게 된 경위를 명백하게 밝히고 책임자가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기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경찰서에 낸 고소장에서는 "피고소인은 혼합기를 가동하면서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데도 해당 부위에 덮개를 설치하고 이를 해체하거나 사용을 정지하지 않았고, 2인 1조 작업을 해야 하는데 피해자 혼자 작업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계의 운전을 시작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으면 안전교육을 하고 작업방법, 방호장치 등 필요한 사항을 미리 확인한 후 위험 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는 등 근로자에게 안전한 물적 환경을 제공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 이를 게을리해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고소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지난 15일 오전 6시 20분께 평택시 SPC 계열인 SPL 제빵공장에서 A(23·여)씨가 샌드위치 소스를 만드는 배합기 기계에 상반신이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전날 고용노동부 경기지청과 평택시 팽성읍 추팔산업단지 내에 있는 SPL 평택 본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또 SPL 제빵공장 내 안전관리 업무를 하는 회사관계자 A씨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고용노동부 역시 이와 별개로 SPL 대표이사를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숨진 A씨에 대한 부검을 진행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정확한 사망 원인에 대한 정식 소견을 감정서로 추후 경찰에 회부해주기로 했다.
이번 안전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은 수사전담팀 팀장을 도경찰청 과장급으로 격상했다.
사고 중대성과 국민적 관심도를 감안해 양수진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장이 수사전담팀 팀장을 맡아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책임감 있는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사고 발생 엿새 만인 이날 서울 양재사옥 SPC 본사 2층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5일 저희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다시 한 번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거듭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또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향후 3년간 총 1000억원의 투자 계획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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