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칩' A16, 경쟁사 제품은 물론 전작과도 성능 비교 불허
다이내믹 아일랜드, 재미·실용성 다 괜찮네…지원 기능 늘어나야
아무리 카메라 성능 강화됐다지만…"카툭튀, 이건 아니야"
10여년 전 사용했던 아이폰3GS 이후 처음으로 제대로 살펴본 아이폰 시리즈에 대한 생각이다. 더욱이 그 아이폰이 현존 최고의 프리미엄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아이폰14 프로 맥스'인 만큼 만족도는 더 컸다.
◆디자인부터 '역시 애플'…A16 칩도 '괴물 칩' 성능 증명해
단연 눈에 들어온 것은 애플의 상징인 사과 로고였다. 본격적으로 아이폰14 프로 맥스의 성능들을 체감하기 전부터도 이 깔끔한 디자인에서부터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었다.
지난 10여년간 갤럭시 스마트폰만을 사용해 왔던 기자에게 아이폰14 프로 맥스의 최고 장점은 뛰어난 기기 성능보다도 이 디자인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번 아이폰14 프로형 모델의 핵심 컬러 중 하나인 '딥퍼플' 색상도 보라빛과 은빛이 오묘하게 도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성능 면에서 가장 기대가 컸던 것은 당연히 현존 최고의 칩으로 소개된 'A16 바이오닉 칩'이었다. 애플에 따르면 A16 바이오닉 칩은 고성능 코어 2개와 고효율 코어 4개를 갖춘 새로운 6코어 CPU(중앙처리장치)로 속도가 경쟁 제품 대비 최대 40% 빨라졌다. 5코어 GPU(그래픽처리장치)도 탑재돼 고사양 앱도 문제 없이 작동할 수 있고, 전력 효율성도 보다 개선됐다.
애플이 A16 바이오닉 칩을 두고 '다이내믹 아일랜드', '더 밝은 밝기', '상시표시형 디스플레이(AOD)', 4800만 화소 카메라 등 아이폰14 프로형 모델의 신기능을 구현하는 '브레인'이라고 자신할 만한 이유를 고스란히 보여준 셈이다.
◆"다이내믹 아일랜드, 애니메이션 효과 재밌네"…부드러운 디스플레이도 '굿'
보이지 않는 성능이 A16 칩을 통해 구현됐다면, 가장 눈에 띄는 아이폰14 프로 맥스의 신기능은 단연 다이내믹 아일랜드다. 노치 대신 등장한 '펀치홀'을 제2의 화면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다이내믹 아일랜드에서는 재생 중인 음악, 타이머, 충전 상태 등과 함께 중요 경고와 알림 등을 보여준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음악 앱이다. 음악 앱을 닫을 때 화면을 위로 슬라이드하면 마치 앱이 다이내믹 아일랜드로 빨려들어가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과 함께 다이내믹 아일랜드에서 현재 재생 중인 음악이 표시된다. 이후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다시 누르면 다시 자동으로 음악 앱이 뜨는 식이다.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면 유튜브 또한 다이내믹 아일랜드로 빨려 들어가 백그라운드 재생이 진행된다.
이같은 다이내믹 아일랜드는 아이폰14 프로 맥스에 적용된 120㎐ 주사율의 '슈퍼 레티나 XDR'의 성능을 톡톡히 보여주기도 했다. 작동 중인 앱들로 하여금 수차례 다이내믹 아일랜드에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시켜도 부자연스럽지 않고 부드럽게 구동됐다.
◆AOD 계속 켜놔도 배터리 OK…"한번 완충하면 하루종일 사용 가능"
새로 탑재된 AOD 기능도 나쁘지 않았다. 경쟁사들의 AOD 기능과 달리 아이폰14 프로 맥스의 AOD 기능은 내가 설정한 잠금화면을 계속해서 보여주는데, 업무 등을 볼 때 틈틈히 휴대전화 알림 등을 확인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여겨졌다.
특히 애플은 아이폰14 시리즈를 두고 AOD 기능을 갖추고서도 온종일 지속되는 배터리 용량을 탑재했다고 강조했는데, 실제로 AOD 화면을 계속해서 유지한 상태로 아이폰14를 3시간 가량 방치한 뒤 배터리 잔량을 살펴보자 약 3% 가량이 줄어들었을 뿐이었다. AOD를 켜둬도 배터리가 1시간에 1% 정도만 줄어드는 셈이다.
AOD 외에도 전반적인 배터리 성능이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단 한번도 충전기에 꽂지 않은 채로 앱 다운로드, 인터넷 서핑, 음악감상 등 간단한 일상생활을 하면서 24시간을 보냈는데, 약 80% 수준이었던 배터리가 50% 이상 남아있었다.
이외에도 아이폰14 프로 맥스는 아이폰 시리즈 최초로 4800만 화소 메인 카메라가 장착, 2배 망원 줌을 비롯한 네 가지 줌 옵션, 초당 24 프레임 4K HDR의 시네마틱 모드, 진동 보정 기능 등이 탑재되는 등 카메라 기능도 대폭 강화됐다.
◆'카툭튀'·무게 문제는 다소 심각…다이내믹 아일랜드도 조금은 아쉬워
아이폰14 프로 맥스가 괴물급 성능을 보여주는 프리미엄폰이긴 하지만 물론 단점도 있다. 우선 무게다. 아이폰14 프로 맥스의 무게는 240g으로 아이폰14 일반 모델(172g)보다 무려 68g이나 더 나가고, 부피가 훨씬 더 큰 폴더블폰인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4(263g)에 필적하는 수준이다.
강화된 카메라만큼 심해진 '카툭튀'(카메라 툭 튀어나옴) 문제가 이같은 무게의 단점을 더해준다. 아이폰14 프로 맥스의 경우 육안으로도 확연히 보일 만큼 메인 카메라가 튀어나왔다. 그러다 보니 카메라 보호를 위해 폰 케이스 사용은 사실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수밖에 없다. 이미 기기 본체의 무게도 무거운 상황에서 폰 케이스 무게까지 합하면 손목에 상당한 무리가 갈 것으로 보인다.
핵심 신기능인 다이내믹 아일랜드 역시 단점이 없진 않다. 노치를 없애고 야심차게 등장한 다이내믹 아일랜드지만, 여전히 노치의 잔향이 남아있는 느낌을 준다. 일단 다이내믹 아일랜드의 위치상 화면 상단을 자주 터치할 수밖에 없는데, 그 과정에서 셀피용 카메라에 계속해서 지문이 남는 것이 상당히 불편하게 여겨졌다.
아울러 유튜브·넷플릭스 영상 등을 볼때는 다이내믹 아일랜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도록 화면 비율이 조정되나, 일부 모바일 게임을 즐길 때는 이 다이내믹 아일랜드가 화면을 가리게 된다. 음악 앱 등을 활용하는 것은 나름 유용하지만, 다이내믹 아일랜드가 지원되는 기능이 적은 것도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결론적으로 이번 아이폰14 프로 맥스는 '갤럭시 골수 유저'였던 기자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제품이었다.
물론 아이폰의 약점인 비싼 가격과 매해 이어지는 품절 대란, OS 차이로 인한 적응 문제 등은 걸림돌로 남는다. 아이폰14의 신기능인 '위성을 통한 긴급 구조 요청 기능'이 미국과 캐나다에서 적용되는 데서 알 수 있듯 국내에서는 아이폰의 기능과 서비스를 온전히 누리지 못한다는 것도 여전히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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