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문재인 혼밥·이재명 형수 욕설로 방어막
野 "169명 야당 의원들이 정녕 XX들이냐"
15시간만에 나온 대통령실 해명, 공방에 기름 부어
여권 일각 비판 제기 "문제는 대통령의 비속어"
尹 국정 지지율 5% 하락, 긍정 28%·부정 61%
야당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맹비난하며 공세 수위를 올렸고, 여당은 대통령실과 주파수를 맞추며 방어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윤 대통령의 발언이 미국 의회가 아니라 야당을 가리킨 것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은 공방에 기름을 부었다.
윤 대통령의 발언 논란이 장기화할 경우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이날 한국갤럽이 발표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은 지지율은 28%에 그치면서 한 주 만에 다시 30%대 아래로 떨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인들이 이번 외교 참사에 대해 한마디 하라는 요청을 많이 하는데 참 할 말이 없다"며 "국민은 망신살이고 엄청난 굴욕감, 자존감의 훼손을 느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제 경험으로는 길을 잘못 들면 되돌아 나오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라며 "거기서 또 다른 길을 찾아 헤매본들, 거짓이 거짓을 낳고 또 실수가 실수를 낳는 일이 반복된다"고 윤 대통령의 발언을 정면 겨냥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민의 대표기관인 민주당 169명의 국회의원들이 정녕 XX들이냐"며 박진 외교부 장관과 김은혜 홍보수석 경질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많은 국민이 대통령실의 해명에 욕설을 듣고 또 들으며 기막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재수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국내에 계실 때도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 이 XX, 저 XX하면서 욕하고 다닌다는 얘기가 있다"며 "대한민국 국민 5000만 명을 무슨 난청이 있는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가세했다.
반격에 나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깎아내리려고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의원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혼밥' 논란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과거 '형수 욕설' 논란을 재소환하며 맞불을 놓았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뉴욕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고 (대통령이 회의장을) 나와서 바이든 대통령이나 미국을 거론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익과 무관하게 북한의 대리인으로 대북제재 완화를 위해 동분서주했던 문재인 정권의 외교가 전형적인 외교 실패 사례"라며 "오로지 정파적 시각을 기반으로 한 근거 없는 외교 자해 행위는 결코 국민께서 용납하지 않을 것"라고 밝혔다.
일부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부정적으로 보도한 언론을 질타했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기자단에 보낸 메일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욕설 논란을 언급하며 "이번 녹취 논란은 주변 잡담과 소음이 가득한 사적 대화 중 튀어나온 말 한마디를 마치 대형 외교사고처럼 부풀리고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격과 국익은 대통령이 가장 책임이 크지만 야당과 언론도 못지않은 큰 책임을 진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며 "야당과 언론도 그 정도로 족한 줄 알고 이만 멈추는 게 국익을 위해 좋다"고 경고했다.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 음성'이라는 파일을 올린 뒤 "음성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모 대학에 의뢰해서 잡음을 최대한 없애보았다. 잘 들리지도 않는 소리를 놓고, 좌파는 '이 XX, 바이든, 우파는 '이 사람들, 날리면'이라고 각자 믿는대로 해석하고 논평했다"고 했다.
반면 여권 일각에선 윤 대통령의 발언과 대통령실의 해명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재오 상임고문은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지금 문제는 대통령이 그런 비속어를 쓴 것"이라며 "백번, 천 번을 얘기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나라의 품격이 달린 문제가 아니냐"고 했다.
이 고문은 "대통령 스스로 품위를 지키지 못한 것, 적절하지 못한 발언에 대해 대통령실 당사자나 대통령실, 국민의힘 모두가 뼈 아프게 생각해야지, 문제를 엉뚱하게 확산시키면 안된다. 이렇게 나가면 정권과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자 대통령실은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돼 있다"고 해명했다. 당시 현장에서 윤 대통령을 수행하던 박진 외교부 장관도 "영상에 나온 발언은 회의를 마치고 다음 일정을 위해 황급히 이동하는 과정에서 지나가는 말로 하신 것"이라며 "이것은 미국과 상관없는 발언"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순방 전 반등세를 보이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한 주 만에 20%대로 떨어졌다.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9월 4주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평가는 28%,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는 61%였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추석 직후인 9월 3주차 조사 때 33%까지 올랐으나 일주일만에 다시 5%포인트 하락했다. 지지율 하락에는 영빈관 신축 추진 논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외교 등에 대한 부정적 평가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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