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엑소더스에 유럽, 망명 수용 '분분'…EU "공동 입장 논의 중"

기사등록 2022/09/23 13:29:10 최종수정 2022/09/23 13:32:41

"개별국에 달렸지만 공동 입장 필요"

발트3국 및 폴란드 "수용 거부"

핀란드도 입국 제한·금지 검토

독일은 수용…"망명 신청 가능"

유럽연합 본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유럽연합(EU)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동원령을 피해 망명하려는 러시아 국민을 수용할 지 여부에 대해 공동 입장을 취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여러 명의 EU 집행위원회 대변인들은 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인에 난민 지위를 부여할지 결정하는 것은 개별 국가에 달렸다면서도 EU 차원의 공동 입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피터 스타노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30만 명 규모의 부분 동원령을 발동한 뒤 러시아 국민들의 엑소더스가 이어지고 있다는 보도를 주목했다.

그는 "러시아 전역 여러 도시에서 (동원령 반대) 시위가 있었다. 이것은 러시아인들이 발로 투표(민심을)하는 것을 보여준다"며 "우리는 EU로서 (러시아) 정권이 하는 일, 특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불법 전쟁에 반대하는 용기를 가진 러시아 시민들과 원칙적으로 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또한 이 무의미한 전쟁, 불법 전쟁에서 목숨을 잃도록 보내진 아들과 형제, 아버지를 둔 가족들에게도 동정심을 느낀다"며 "이미 50만 명의 러시아인이 개전 이래 고국을 떠났다. 우리는 연대를 보여주면서 회원국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대변인은 러시아 국민의 입국 요청에 대해 기본권 준수와 망명 절차에 대한 모든 법률을 포함해 "EU법에 따라 수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 번째 대변인은 입국 요구가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EU 차원의 공동 입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전날 2차 세계 대전 이후 첫 동원령을 발동한 이후 러시아 전역 40여 개 도시에서 반대 시위가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났고 1300명 이상이 체포됐다. 강제 징집을 피하려는 러시아 시민들의 탈출 러시가 이어지면서 '편도' 항공권의 가격은 급등했고 빠르게 매진됐다.
[예카테린부르크=AP/뉴시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군 동원령을 반대하는 시위자가 경찰에 붙잡히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부분 예비군 부분 동원령을 발표했으며 이는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 2022.09.22.

유럽 국가들의 대응은 아직 제각각이다.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 3국과 폴란드는 이미 지난 19일 자정부터 이미 러시아 시민 대부분에 대한 입국을 금지했고 동원령 발표 뒤에도 이 입장을 유지했다.

에스토니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러시아 국민들의 공동 책임"이라고 했고, 리투아니아는 "의무를 다하지 않거나 그렇게 하려는 열망은 다른 국가에서 망명 허가를 받을 만한 충분한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라트비아는 "안보 상의 이유"라면서 "징집을 피하려는 러시아 시민에게 인도주의적 또는 다른 유형의 비자를 발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폴란드는 육·해·공 국경을 닫았다.

아직 솅겐 비자를 소지한 러시아인의 입국을 막지 않은 핀란드도 이날 러시아 관광객의 입국을 제한 또는 완전 금지하는 것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핀란드는 에스토니아, 라트비아와 같이 러시아 본토와 육로 국경을 접하고 있다.

반면 독일은 수용 의사를 밝혔다고 독일 도이체벨레(DW)는 전했다.

낸시 패저 독일 내무장관은 이날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 인터뷰에서 "심각한 탄압으로 위협 받는 탈영병들은 원칙적으로 독일에서 국제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 푸틴 정권에 용감하게 반대해 큰 위험에 빠지는 사람은 누구나 정치적 박해를 이유로 망명을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르코 부쉬만 독일 법무장관도 '부분 동원령' 해시태크와 함께 트위터에 "푸틴의 길을 싫어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독일에서 환영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wshi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