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WFP 계약 벌크선 12일 우크라항에 입항
2.6만톤 곡물 싣고 식량위기의 동아프리카 행
지금까지 출항 14척은 모두 상업거래
유엔의 세계식량프로그램(WFP)과 우크라 인프라 당국은 12일 유엔이 사용계약한 용선 브레이브 커맨더 호가 이날 중으로 흑해항 유즈니에 입항한다고 말했다.
이 배는 2만3000톤의 곡물을 싣고 오데사 항 바로 옆의 유즈니 항을 떠나 북아프리카 지부티로 향하게 된다. 지부티는 이집트 옆 에티오티아 위에 소재해 브레이브 커맨더 호는 지중해에서 홍해로 들어가게 된다.
유엔은 '아프리카의 뿔'로 불리는 동아프리카의 지부티,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및 케냐에서 4년 간 심한 가뭄이 계속돼 기아 위기에 놓인 인구가 1800만 명에 달한다고 말해왔다.
브레이브 커맨더에 실린 밀과 옥수수는 지부티에 하역된 뒤 에티오피아 등 동아프리카 4국에 배급될 예정이다.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후 세계 식량 위기가 심해져 두 달 사이에 세계 기아위기 인구가 40여 개국에서 5000만 명 가까이 급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는 주요 곡물생산 국가로 전쟁 전 밀, 옥수수, 보리 등 곡물의 세계수출을 양국 합해 3분의 1를 담당해왔다.
우크라 침공과 함께 러시아가 우크라 흑해항을 완전 봉쇄 및 점령하면서 우크라 수출예정 곡물 2200만 톤이 수출길이 막혔다. 러시아 곡물도 서방 제재로 상선의 보험이 안 되면서 수출이 급감해 세계 곡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게 되었고 이에 식량위기가 일어난 것이다.
침공 전쟁 만 5개월을 앞둔 7월22일 우크라와 러시아가 터키와 유엔의 주재로 흑행항 곡물수출 선박의 자유출입을 재개하기로 합의하고 8월1일부터 실제 출항이 이뤄졌다.
그러나 11일(목)까지 오데사, 유즈니 및 초르노모르스크 등 3개 흑해항에서 곡물을 싣고 떠난 14척의 벌크선들은 목적지가 터키를 비롯 이탈리아, 영국, 아일랜드 및 중국과 한국 등으로 식량 위기와는 별 관련이 없는 곳이었다.
상업거래 때문으로 아프리카의 뿔 지역은 물론 예멘 같은 기아위기 국가들은 식량을 구할 돈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유엔 식량구호 기관이 직접 배를 계약 용선해 우크라 항으로 보내 우크라 곡물을 싣고오도록 한 것이다.
14척에 이어 12일 2척이 흑해항 출항을 허가받아 이란과 터키로 갈 예정이다. 지금까지 바깥에서 흑해를 거쳐 우크라 항구로 들어온 배는 브레이브 커맨더 전에 2척이 있었다.
우크라 당국은 한 달에 최소 300만 톤 곡물의 흑해항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14척이 싣고 간 우크라 곡물은 40만 톤이 약간 넘는다.
우크라와 러시아 간 흑해항 자유출입 합의는 우선 120일로 한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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