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체식별 운영부서 신설…18개 부서로 편제 조정
마사회 "개체식별 책임성·전문성 강화 위한 조치"
조직 내 편제 조정을 통해 경마 시행의 안정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인데, 기존 편제에서도 좀처럼 발생할 가능성이 없는 사고임을 가정할 때 보여주기식 땜질 처방이라는 지적이다.
9일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최근 서울경마공원은 경마개최 운영부서 편제 일부 조정(안)을 통해 제주를 포함한 전국 경마개최 운영부서 편제를 일부 조정하기로 했다.
조정(안)은 기존 17개 운영부서에 '개체식별' 운영부서를 신설해 심판과 출발, 개체식별 등 18개 부서로 정규 편제를 조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종전 출전마의 개체식별을 담당하던 수의 운영부서에서 해당 업무를 삭제하고 '개체식별' 부서로 업무를 이관한다는 것이다.
출전마는 경기 전 모색 확인과 암수 구분, 식별 칩 인식 등 두 차례의 개체검사를 거쳤다. 이에 더해 마사회는 출전 30분전 개체식별 검사를 한 차례 더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개체식별 오류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시스템 개선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은 경주마 마이크로 칩을 인식하면 출전마의 이름과 생년월일 등의 주요 정보를 대형 모니터에 표출되도록 해 직관적인 개체식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만약 경주마가 바뀌는 등 개체식별 오류가 발생하면 모니터에 즉각 경고 표시가 들어오도록 설계했다. 마사회 측은 시스템 검증이 완료되면 전국 3개 경마장에 보급하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제주경마공원 관계자는 "이번 편제 조정은 개체식별 책임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 차원의 조치 성격이 크다"면서 "실제 '출전마 오류' 사고 이후 개체식별 검사를 기존 2회에서 3회로 늘려 만의 하나의 실수도 없도록 노력 중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초유의 '출전마 오류 사고'는 지난 6월10일 렛츠런파크 제주경마장에서 열린 제2경주에 출전 명단에 없던 '아라장군'(7·거)이 경기를 뛰면서 알려졌다. 2번 마필로 출전 예정이던 '가왕신화'(4·암)는 온데간데 없고 엉뚱한 말이 대신 경기에 나선 것이다.
마사회는 경기 당일에는 '출전마 오류' 사고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다가 다음날인 6월11일 오전 민원을 접수하고서야 비로소 사태를 인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사회는 즉각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가왕신화' 베팅금 전부를 환불해주기로 결정했다. 한국마사회법 제10조 3항을 환불 근거로 제시했지만, 법령 적용 오류를 지적하자 비대위 의결에 따라 '도의적인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고 해명했다.
엉뚱한 말이 경기에 출전해 경주의 결과가 바뀌게 된 것에 대해선 관련 법령과 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경주불성립'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woo1223@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