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한미 연합 연습 계기 군사 도발 우려
일각에선 시진핑 연임 확정 이후 예상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이른바 말폭탄을 날린 가운데 핵 실험 등 도발을 재개할지 우려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27일 평양에서 전승 69돌 기념행사 연설을 통해 윤 대통령을 공개 비난한 데 이어 "지금 우리 무장력은 그 어떤 위기에도 대응할 철저한 준비가 돼있으며 우리 국가의 핵 전쟁 억제력 또한 절대적인 자기의 힘을 자기의 사명에 충실히, 정확히, 신속히 동원할 만전 태세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적들의 발악적인 군비 확장 책동과 위험한 군사적 기도들을 더욱 철저히 제압 분쇄해야 할 우리 혁명의 정세는 우리 군사력의 더 빠른 변화를 필요로 제기하며 이 역사적 과업의 책임적인 실현을 위해 우리 당 중앙은 최근에 국가 방위력의 발전 전략에 관한 임무를 책정하고 정확한 집행에로 영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 정부를 향해서도 "미국과의 그 어떤 군사적 충돌에도 대처할 철저한 준비가 돼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언한다"며 "미국이 우리 국가의 영상을 계속 훼손시키고 우리의 안전과 근본 이익을 계속해 엄중히 침해하려 든다면 반드시 더 큰 불안과 위기를 감수해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이번 연설을 계기로 향후 대남, 대미 군사 도발을 재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아마도 조만간 한미 연합 훈련 등에 대한 맞대응 차원에서 신형 유도 무기 시험 발사나 훈련이 재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 위원은 "특히 7차 핵 실험을 위한 대내외적 명분 쌓기 차원에서 한미 연합 훈련을 강하게 비난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8월까지 조금씩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을 하다가 한미 연합 훈련의 수준과 강도에 맞춰 가장 적절한 시기를 선택해 핵 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내다봤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부총장은 "북한이 경고성 메시지를 내놓은 만큼 향후 남북 관계나 북미 관계의 대화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북한이 8월 한미 연합 훈련을 빌미로 미사일 발사를 지속하고 이후 미뤄뒀던 7차 핵 실험을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연임을 앞둔 시진핑 중국 주석 입장을 고려해 김 위원장이 핵 실험을 미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중국 공산당 20차 대회 개최 전에 만약 북한이 제7차 핵 실험을 단행한다면 중국의 잔칫상에 재를 뿌리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며 "그래서 북한은 중국공산당 대회 개최 전보다 개최 후 핵실험 실시를 유력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센터장은 "북한으로서는 올해의 경제 계획 목표를 부분적으로라도 달성하기 위해 북중 철도 교역 재개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중국공산당 20차 대회 종료 전까지는 가능한 한 핵 실험이나 ICBM(대륙 간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를 자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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