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1시30분 총격…12시20분 헬기로 큰병원 이송
심폐정지로 이송…목 2곳 총상, "심장 도달 큰 상처"
"복수 부위서 출혈, 지혈 못해 심박 다시 못뛰었다"
기시다 총리 "명복빈다" 글썽…도쿄도지사 눈물 흘려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8일 가두 연설 중 총에 맞아 사망했다. 향년 67세.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그는 이날 오전 나라(奈良)현에서 선거 연설을 하던 도중 2발의 총격을 받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었다. 심폐정지 상태로 알려졌다.
그가 치료를 받던 나라시 가시하라(橿原)시 소재 나라현립의과대부속병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오후 5시3분께 아베 전 총리가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그는 이날 오전 나라시 야마토사이다이지(大和西大寺駅)역 인근에서 유세 연설을 하던 중 2발의 총격을 받았다. 나라시 소방당국에 신고가 들어온 시간은 오전 11시31분이었다. 이후 6분 만인 11시 37분에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했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헬기로 이날 오후 정오가 넘은 12시20분께 심폐정지 상태로 해당 병원에 이송됐다.
병원 측은 이송 당시 심장, 대혈관 손상으로 심폐정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아베 전 총리는 심장에 큰 상처가 있었으며 목에는 2곳의 총상이 있었다.
병원에서 흉부를 지혈하고 대량 수혈을 하는 등 조치했으나 약 4시간30분 만에 사망이 확인됐다. 사인은 실혈사(失血死)로 보인다. 대량 출혈로 인한 사망이다.
응급실에서 20명의 의료진이 매달렸으며 혈액 100봉지를 수혈했다. 한 봉지는 400밀리리터이며 성인은 4.8리터 정도의 피가 돌고 있어 10명 분에 가까운 피가 수혈된 셈이다.
체내에서 총알은 발견되지 않았다. 1발은 왼쪽 어깨 부근을 관통했다.
치료를 맡았던 후쿠시마 히데타다(福島英賢) 응급의학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대량으로 복수의 부위에서 출혈이 있었다. 완전히 지혈하지 못했다. 유감이지만 심박은 다시 뛰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심장 부근의 상처와 관련 "상처의 깊이는 심장까지 도달하는 깊이"라고 밝혔다.
기치카와 기미히코(吉川公彦) 병원장은 "매우 잔인한 행위가 일어나 진심으로 유감이다. 병원으로서는 가능한 일을 모두 했다"고 밝혔다.
아베 전 총리는 오는 10일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유세 중이었다. 국정선거 기간 중 전 총리가 총격을 받아 살해되는 사건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의 사망으로 일본 열도는 큰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기자들에게 "어떻게든 목숨을 구해달라고 기도했으나 기도도 헛되게 이런 소식을 접하게 돼 진심으로 유감이다. 할말을 잃었다"고 밝혔다.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위독한 상황을 전하는 이전 기자회견에서도 눈물을 참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東京)도지사는 기자회견 중 "큰 충격을 받았다. 어떤 이유가 있어도 이런 만행은 용서할 수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한 일본인은 BBC에 "이것은 최악의 결과"라며 지금 어느 곳에서나 슬픔이 흘러넘치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소식이 전해진 뒤 일본인들은 이날 내내 "폭력 금지, 투표"라는 트윗을 올려 온라인에서 공유했다.
BBC는 아베 전 총리에 대해 어떤 평가를 했든 일본은 이제 슬픔과 분노, 충격으로 뭉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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