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끝나니 장마 시작…요동치는 농산물 가격 고물가 부채질

기사등록 2022/06/24 06:00:00 최종수정 2022/06/24 06:54:30

가뭄에 감자·양파 가격 껑충…장마에 채소류 오름세 이어져

양파 한달 새 두 배 오르고, 상추 작년과 비교해 1만원 폭등

잦은 비로 채소류 오름세 전망…농산물 물가 관리에 적신호

정부, 수급상황 매일 점검·비축 물량 조기 방출 등 총력 대응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쌈채소를 고르고 있다. 2022.05.27. chocrystal@newsis.com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올해 들어 극심한 가뭄으로 노지 밭작물 생육부진으로 관련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서 채소류 가격까지 요동치고 있어 농산물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양파와 마늘, 감자 등의 가격이 70% 안팎으로 크게 올랐고, 최근에는 배추와 상추, 대파 등 채소류 가격까지 덩달아 뛰면서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센터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양파 20㎏ 도매가격은 전날 기준 2만2660원으로 불과 일주일 전 1만9820원보다 14.3% 올랐다. 지난 5월에는 1만1214원 하던 것이 한 달 사이 두 배나 오른 셈이다.

감자는 20㎏ 도매가격이 4만740원으로 한 달 전보다는 가격이 다소 내렸지만 1년 전(2만3500원)과 비교하면 무려 74.4%나 올랐다. 애호박도 한 달 전만해도 20개에 1만4000원하던 것이 지금은 2만3720원하면서 69.4% 뛰었다.

이달 초까지 6개월 넘게 지속된 극심한 가뭄으로 봄철 주요 노지 밭작물의 재배면적이 줄고 작황이 나빠지면서 관련 농산물 가격이 치솟았다.

이달 들어 몇 차례 비가 내리면서 가뭄이 해갈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양파와 감자, 마늘 등은 제대로 자리지 못한 채 수확이 이뤄지면서 가격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

더욱이 6월 하순 들어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서 배추와 무, 상추, 고추, 대파 등 채소류 가격도 들썩인다.
[화성=뉴시스] 김종택기자 = 14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남양면 한 들녘에 최근 이어지고 있는 가뭄으로 논바닥이 갈라져 있다. 2022.06.14. jtk@newsis.com


매년 장마철이면 가격이 오르는 상추는 올해 유난히 가격 오름세가 가파르다. 4kg 도매가격 기준 2만6620원으로 일주일 전(2만2460원)보다 4000원 넘게 올랐고, 한 달 전(1만5912원)과 비교하면 1만원 넘게 폭등했다.

배추 역시 10㎏ 기준 작년 이맘때는 6130원 하던 지금은 1만490원으로 71.1% 오른 상황이다. 대파도 1㎏에 1972원으로 1년전(1125원)에 비해 75.3% 껑충 뛰었다.

전국적으로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 주요 농산물 가격은 더 뛸 전망이다. aT 관계자는 "금주부터 장마가 예보되고 있어 잦은 우천으로 인한 생육 여건 악화와 출하작업 부진 등으로 산지 출하가 원활하지 못할 것으로 보여 배추, 무 등 채소류 대부분이 오름세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농산물 가격 상승 흐름이 지속되면서 가뜩이나 오를 대로 오른 물가 관리에 더욱 비상이 걸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8%로 6%대를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농축수산물 상승률은 4.2%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축산물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이며 상승세를 견인한 반면, 농산물은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됐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05.16. xconfind@newsis.com


하지만 가뭄과 재배면적 감소 등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이 이달 들어 본격적으로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장마로 인해 여름철 농산물 가격이 치솟을 경우 외식물가에도 영향을 줘 하반기 물가 관리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는 농산물 수급 불안 상황에 대비해 주요 작물을 중심으로 수급안정 대책을 가동하는 등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인한 국민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총력 대응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주 1~2회 운영하던 농식품 수급상황 점검회의를 차관 주재로 격상해 매일 운영하며 일일 단위로 수급안정 대응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은 농협, 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촌경제연구원 등 유관기관과 품목별 협회, 도매시장 및 대형마트 등 생산·유통주체들이 참여하는 '농식품 수급상황 확대 점검회의'도 연다.

수급 안정을 위해 배추·무·마늘·양파·감자 등 4만t 수매 비축을 진행 중인 가운데 최근 크게 오른 양파 가격 안정을 위해 비축해둔 9200t 중 일부를 오는 27일부터 조기 공급한다.

수급불안 시 일정 물량의 출하가 가능하도록 하는 저장·가공시설 지원을 확대한다.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하락이 발생하면 과잉물량 조절이나 농가의 가격하락분 보전을 지원하는 채소가격안정제 물량도 전체 생산량 대비 20%로 늘리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산물 가격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기상에 크게 영향을 받는 주요 노지채소를 중심으로 가격안정 방안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며 "연중 가격의 급등락을 최소화해 소비자 부담을 더는 한편, 채소가격안정제 확대 등 농업인에 대한 지원도 함께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무안=뉴시스] 박상수 기자 = 23일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무안군 현경면 전남서남부채소농협을 방문해 중만생종 양파의 출하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전남도 제공) 2022.06.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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