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北핵실험 시 중·러 반대 유지 어려울 것"

기사등록 2022/06/10 18:24:19 최종수정 2022/06/10 20:32:43

"北 더 이상 안 된단 국제 여론 커져"

독자 제재 적용도 시사…"구체 논의"

한미 외교장관 회담 "공조, 국익 추구"

中엔 "배제·소외 않되 규범 준수 유도"

"尹대통령 방미, 가능하면 올해 좋아"

한일 개선 의지…"환경, 분위기 조성"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박진 외교부 장관이 10일 서울 외교부에서 열린 한반도클럽·평화클럽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6.10.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심동준 최서진 기자 = 박진 외교부 장관이 북한 7차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해 "정치적 결단만 남았다고 본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핵실험을 하게 되면 중국, 러시아도 반대 입장을 계속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10일 연합뉴스TV 뉴스17 인터뷰에서 북한 행보에 대해 "금년 들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6번, 얼마 전에는 8발의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북한이 더 이상 이렇게 나와선 안 된다는 국제사회 여론이 커졌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러시아만 반대 의견을 냈는데 지금 만약 핵실험을 하면 그런 반대 입장을 계속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중러를 설득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확고한 결의안이 나오도록 외교력을 경주할 예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사태가 벌어지는데 한반도 핵실험 도발이 이뤄지면 글로벌 안보 상황이 위협받는다. 국제정세가 그렇잖아도 글로벌 공급망 변화로 어려운데,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핵실험 가능 시점에 대해선 "정확한 예측은 쉽지 않다"면서도 "일단 핵실험 준비를 다 마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모든 준비태세를 다 갖추고 도발을 지속하지 못하도록 억제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간 확장억제 방안에 대해선 "실행력 제고를 위해선 유사 시 일단 미국의 안보 공약이 구체적으로 현실화돼야 한다"며 "정상회담에서 핵, 미사일 방어를 포함해 적시에 필요하면 전개하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고 했다.

박 장관은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할 경우 독자 대북제재 적용도 시사했다. 그는 독자제재 가능성에 대해 "있다"면서 "그동안 독자제재 가능성에 대해선 신정부 들어 많은 검토를 했고 구체적 방안을 논의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미국 워싱턴에서 13일(현지 시간) 예정된 취임 후 첫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예정하고 있다. 그는 이 회담에 대해 "중요한 것은 지난 한미 정상회담 공동선언의 핵심의제를, 후속조치를 성과 있게 이끄는 것"이라고 했다.

또 "한반도 평화 안전, 대북정책, 북한 도발 억제 방안, 경제안보 시대에 한미가 글로벌 공급망 변화 환경에서 어떻게 인도·태평양 질서를 새롭게 만들어갈지 긴밀한 공조를 통해 양국 국익을 추구하는 중요한 회담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와 관련해 "지역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공동 대응하자는 포럼 형식"이라며 "새 규범, 질서를 만든다는 면에서 한국의 역할이 크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구체적 어젠다 현실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 "크게 보면 무역, 공급망, 청정에너지, 탈탄소, 조세, 반부패에 대한 국제적 컨센서스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지난달 30일 박진 외교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 플래티넘빌딩에서 열린 경제안보외교센터 개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5.30. kmx1105@newsis.com
박 장관은 IPEF 출범 등 환경 속에서 대중 외교를 두고선 "새 인태 질서 형성 가운데 중국이 배제·소외되지 않도록, 중국도 규범과 룰을 지키면서 이런 지형 내에서 나름대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박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담 참석 가능성엔 "초청장이 오면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유럽과 아시아 간 평화 번영을 위한 실질적 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계기 성사된 첫 한미 정상회담 이후 윤 대통령의 방미 가능성에 대해선 "이번에 워싱턴을 방문하게 되면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그 문제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능하면 금년 내 방문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9월에 있는 유엔 총회도 참석하실 중요한 모임이기 때문에 거기에서도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한편 박 장관은 한일 관계에 대해 "우여곡절이 많았고 지금도 아직 정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과거 역사를 직시하면서 미래지향적 파트너십으로 갈 수 있는 외교적 노력이 굉장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나아가 최근 한일 간 교류를 언급하고 "좋은 흐름이 이어져 신뢰가 다시 회복되고 현안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유리한 환경과 분위기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과거사 문제는 피해자 분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한일 양국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접점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고 하나씩 풀어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외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선 "직접적 무기 지원은 한반도 안보 정세, 국내법적 제약 요인이 있다"면서도 "앞으로 전쟁을 빨리 종식하고 평화 회복을 위해 상황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다각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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