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수학 공통과목 어려웠던 6월 모평…"수능까지 이어질 것"

기사등록 2022/06/09 19:43:56

입시업계 "국·수 공통과목에서 변별력…'킬러' 집중"

경향 지속 가능성…"더 쉬워지면 변별 없는 '물수능'"

선택과목 유불리 조정 위해 공통과목 쉽게 낼 수도

"영어 절평인데 국·수 변별없다? '수능 무용' 논란"

[서울=뉴시스] 이무열 기자 =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9일 오전 대구 경북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한 수험생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2022.06.09. lmy@newsis.com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국어와 수학 공통과목이 어렵게 출제된 올해 첫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모의평가의 출제 경향이 수능까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2023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는 문·이과 계열 구분이 없는 공통과목에서 변별력이 주로 갈렸다. 국어 영역 공통과목은 독서와 문학 부문으로 구성돼 있으며, 수학은 수Ⅰ·수Ⅱ에서 출제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공통과목에서 국어, 수학 모두 어렵게 출제됐다"며 "국어는 34문항 공통과목 중 17문항이 출제되는 독서 파트가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학을 보면 공통과목의 난이도가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며 "전반적으로 중간난도 문항이 많아지고 중간난도와 고난도 문항의 난이도가 높아졌다"고 봤다.

이른바 '킬러 문항'이라고 불리는 고난도 문항도 공통과목에 집중됐다.

국어에서는 인과관계를 추론하는 방법 중 하나인 '이중 차분법'을 최저임금 전후 사례와 비교해 적용하는 독서 부문 16번 문제가, 수학에서는 함수의 극한을 활용하는 22번 문제가 킬러 문항으로 지목됐다.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는 평이하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김원중 강남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지문의 길이는 약간 짧아졌고 대표적인 고난도 문항인 순서 배열 유형이 전년도와 비교해 평이하게 출제됐다"며 "특히 상위권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낮아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6월 모의평가의 출제 경향이 올해 본수능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국어·수학 공통과목은 앞으로도 어렵게 출제하고 영어는 난이도를 소폭 조정해 변별력을 최적화한다는 것인데, 이보다 난이도를 낮추면 '물수능'이 될 우려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임 대표는 "(수능이) 6월보다 급격하게 쉬워지면 난이도 불규칙으로 수험생들의 혼란이 커질 것"이라며 "변별력 확보는 무조건 해야 하기 때문에 6월 수준으로 출제된다는 전망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선택과목별 유불리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으로 국어·수학 공통과목 난이도를 낮출 수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그 확률이 희박하다고 봤다.

현재는 같은 점수를 받더라도 공통과목의 평균 점수가 높은 선택과목 응시자들의 표준점수가 더 높게 산출되도록 수식이 설계돼 있다. 이를 완화하려면 변별력이 없어질 정도로 공통과목을 쉽게 출제해야 하는데, 이는 또 다른 논란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 대표는 "영어도 절대평가인데 국어와 수학까지 물수능이 돼 변별이 떨어지면 '수능 무용론'이 나올 수 있다"며 "올해와 지난해 6월 모의평가의 중간 수준 난이도로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쉽게 출제된 영어가 수능에서 다소 어려워질 가능성은 있지만 큰 폭의 조정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평가원 방침에 따라 실제 수능에서는 초고난도 문제가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수능은 국어 영역 1등급 구분 원점수(등급컷)가 80점대 중반에 형성될 정도로 고난도로 출제돼 '불수능' 논란이 일었다.

이에 평가원은 지난 3월 올해 수능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킬러문항으로 불리는 초고난도 추제를 지양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적정 난이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소장은 "고난도 문항보다는 중간난도 문항으로 변별을 가를 가능성이 높다"며 "이로 인해 지난해 수능보다는 쉬워질 경우의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전체적인 난이도와 핵심 점수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공통 과목의 비중이 거의 80%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남은 기간 공통과목에서 승부수를 걸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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