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중구청 사건으로 수사 기지개
속전속결 인사, 강력한 수사 의지 반영
주요 사건 수사 본격…선거 관심도 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대선과 6·1지방선거를 남겨 두고 미진했던 검찰 수사가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에서 감지되는 분위기가 대표적이다.
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는 최근 롯데건설 전 임원 A씨를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2015년 A씨가 시책 연구기관인 부산연구원에서 하수관 정비 사업 관련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담당하는 연구원을 대상으로 청탁용 금품을 건넨 정황을 발견하고 이를 파악해왔는데, 최근 들어 수사에 속도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인 지난 2일에는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에 대한 강제 수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서 구청장은 지방선거 과정에서 구청 직원을 대상으로 자신이 참석하는 행사를 발굴하도록 하고, 선거구민을 대상으로 업적을 반복적으로 홍보했다는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수사를 위한 통상적인 업무 절차라고 설명하지만,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법조계 기류가 바뀐 만큼 검찰이 잡고 있는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일단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 후 속전속결로 이뤄진 인사가 그 방증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달 중순 장관 취임 이틀 만에 단행된 인사에서 중앙지검 지휘부 대부분이 소위 '특수통' 검사들로 채워졌다.
일각에서는 검찰총장 인선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 인사가 이뤄진 것을 두고 '식물총장론'을 제기하고 있지만, 이 같은 지적을 감수하면서까지 인사를 서두른 데는 수사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 검찰 내부의 의견이다.
한 부장검사는 "총장이 없는 상황에서 인사를 해 '힘 빼기'란 얘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내부에서 보면 인사가 정리돼야 수사도 하고 검수완박 대응도 할 수 있다"며 "총장 인선도 중요하지만 수사와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급선무이고, 이런 부분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 손해는 검찰조직에 돌아오고 국민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는 만큼 비교역량의 문제"라고 했다.
현재 중앙지검에 배당된 주요 사건으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 ▲삼성그룹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이 있다. 친문 인사 다수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우리들병원 불법 대출 의혹도 서울고검이 중앙지검에 재기수사를 명령해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선거를 끝으로 굵직한 일정이 모두 끝난 만큼, 특수통 검사들이 이들 사건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검찰이 이번 지방선거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에 강한 의지를 보일 것이란 예상도 많다.
검수완박 법안으로 불리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시행으로 검찰은 선거범죄에 대해 올해까지만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검찰이 선거범죄 수사 전문성을 강조하고, 이번 지방선거가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마지막 선거인 만큼 수사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는 9월 시행되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검찰 직접 수사권의 단계적 폐지를 골자로 한다. 부패·경제범죄와 선거범죄를 제외한 공직자·방위사업·대형참사범죄에 대해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없애는 것으로 선거범죄는 오는 12월까지, 부패·경제범죄는 중대범죄수사청이 생길 때까지 한시적으로 검사의 수사개시권이 인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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