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수 후보들, 토론회 개최 두고 설전…군민들 "글쎄"

기사등록 2022/05/31 13:02:21

손병복 국힘 후보 "황이주 후보 토론회 자격 없어…유권자 속이는 행태"

황이주 무소속 후보 "손 후보만 동의하면 토론회 개최 가능…군민 무시"

군민들 반응은 냉담 "군민보다 자신들의 정치적 생명 중요시해 좋게 안 보여"

손병복 국민의힘 울진군수 예비후보. *재판매 및 DB 금지
[울진=뉴시스] 이바름 기자 = 경북 울진군수 선거에 출마한 2명의 후보가 선거 마지막 날까지 토론회 개최 여부를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대립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투표권을 행사하는 주민들은 본말이 전도돼 두 후보가 군민들을 위하는 마음보다는 각자의 이익을 위해 이전투구하고 있다며 비난하는 모양새다.

손병복 국민의힘 울진군수 후보는 "무소속 황이주 울진군수 후보 측에서 현혹하는 공약과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다수 군민에게 문자로 발송하는 등 혼탁한 선거문화로 만들고 있다"며 "황 후보의 토론회 요청과 관련해 사실을 왜곡하는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 후보는 "토론회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공직선거법에 따른 ‘토론회 후보 초청기준(공직선거법)’에 부합해야 한다"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의 토론회 후보 초청기준의 4가지 항목 중 어느 것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했다.

공직선거법 제82조의2(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대담·토론회)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토론회 대상자는 정당 추천 후보자이거나 최근 4년 이내 해당 선거구 선거에 입후보해 득표율 10% 이상인 후보자, 선거 개시 30일 전 언론에서 실시해 공표한 여론조사결과 평균 지지율이 5% 이상인 후보자이다.

손 후보는 무소속 황이주 후보가 토론회 대상자 자격이 없음에도 계속해서 토론회 개최를 요구하는 건 유권자를 속이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손 후보는 "상대방의 동의가 필요한 토론회 자체가 이미 후보자 자격이 없는 것"이라며 "선거기간동안 충분히 여론조사 실시 등을 통해 토론 대상자 자격을 얻을 수 있었음에도 아무것도 안하다가 이제와서 토론회 운운하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대로 황이주 후보는 손 후보가 동의만 하면 토론회가 개최될 수 있음에도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황 후보는 "울진군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후보들이 토론회 개최를 하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참가자격 운운하며 토론회를 회피하는 건 군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반박했다.

황이주 무소속 경북 울진군수 예비후보. *재판매 및 DB 금지
선거방송토론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칙 제23조에는 후보자 총수가 2~4명일 경우 후보자들이 모두 동의하면 토론 대상자 자격이 아니라도 참석하게 할 수 있다.

황 후보는 "손 후보는 상대 후보의 공약을 토론할 가치가 없다고 폄훼해 토론회를 거부하고 있다"며 "토론회에서 객관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공약을 반박해 울진군민들에게 소상히 밝히면 되는데, 일방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오만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토론회를 통해 좀 더 확실하게 검증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두 후보들은 최근 선거 유세 현장에서 이 같은 주장들을 유권자들에게 전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군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정책이나 정강 발표 등 건전했던 선거가 날이 지날수록 혼탁해지고 있다며 오히려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울진군민 윤모(56)씨는 "유세 현장에서도 원전 정책이나 산불 등 현안에 대한 대책보다는 단순히 토론회를 개최하면 다 될 것처럼 이야기하거나, 상대방을 비하하고 헐뜯는 말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군민들보다 자신들의 이익과 정치적 생명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두 후보 모두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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