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규모 62조원…역대 최대 규모 추경
"장사를 그만둘 생각까지…숨통 트일 것"
"정말 힘들어 폐업, 지원금 못받아" 아쉬움
[서울=뉴시스] 이준호 임하은 기자 =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손실보상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자영업 현장에서도 간만에 숨통이 트인다며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30일 국회에 따르면 전날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39조원 규모의 자영업자·소상공인 손실보상 추경안이 가결 처리됐다. 지방 이전 지출까지 합하면 전체 추경 규모는 62조원에 달한다. 역대 추경 가운데서도 최대 규모다.
이로써 자영업자 371만명은 1인당 60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까지 손실보전금을 수령할 수 있게 됐다.
추경안이 통과되자 자영업자들은 환영 일색이다.
서울 강남구에서 선술집을 운영하는 이모씨(46)씨는 "장사를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비가 많았는데, 이번 추경안 통과로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 같다"며 "우선 밀린 빚부터 갚을 생각이다"고 전했다.
경기 안양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최모(54)씨는 "그동안 받은 대출과 밀린 임대료, 최근 식자재, 원재료가 크게 오른 것을 생각하면 이번 손실보상금이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정부에서 약속을 지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전골집을 운영하는 30대 A씨는 "어차피 경제 상황에 따라 문을 닫고 여는 가게들이 많은데 이전에 폐업하신 분들까지 국가에서 모든 걸 다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세금 많이 걷어서 해주는 거라 그저 감사하게 생각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자엉업단체들도 이날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9개 자영업자 단체로 구성된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합(코자총)은 입장문을 통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급박한 현실에 비해 늦은 감이 있으나 공감의 뜻을 표한 것으로 보고 환영의 입장을 밝힌다"고 전했다.
이들은 "정부의 행정명령에 영업금지와 영업시간 제한 등을 당해오면서도 묵묵히 순응하며 생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겪어온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어려움과 분노를 잊지 않고 정치권이 위급한 불을 끄면서도 국가가 끝까지 약속을 지킨다는 점을 각인시켜 준 것은 이번 민생추경의 큰 의미"라고 평가했다.
다만 "보상과 지원이 혼동돼 범위가 확대됐다"며 "피해 당사자들에 대한 손실보상보다 무책임한 손실보전금 살포로 선거에 이용하려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마저 들게 한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고생했다며 격려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기다림이 억만년 같았다"며 "설렘 반, 기대 반인 아침이다. 모든 사장님 축하드리고 고생하셨다"고 적는가 하면, 또 다른 네티즌은 "지난 2차 지원금은 두 달을 기다렸다. 이번에는 신속하게 받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손실보전금 지급 기준일보다 앞서 폐업해 아쉽다는 반응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지난 2년간 코로나를 몽땅 겪고 어쩔 수 없이 지난해 12월25일 폐업했다"며 "폐업 상태라서 (손실보전금을) 못 받는다"고 토로했다. 그는 "정말 힘들어서 폐업한 건데 못 받는다니 모순이다"며 "다른 제도로라도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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