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런 수강생 진도율 49%…절반 가까이 재수강 안 해"

기사등록 2022/04/26 12:07:33

서울런, 저소득층 등 교육 취약계층 대상

대상자 11만명 중 9000명 가입…7.9%

학교 밖 청소년 올해 재가입 신청율 50%

올해 예산 178억 원…"효용성 엄중 따져야"

[서울=뉴시스]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좋은교사운동이 26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런 사업 전면 재고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좋은교사운동 제공) 2022.04.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지난해 '서울런'(Seoul Learn) 수강생들의 평균 진도율이 50% 미만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서울런 재가입 신청율은 절반 수준으로 조사됐다.

교육 시민단체 좋은교사운동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은 26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한 지난해와 올해 서울런 사업 추진현황을 공개했다.

서울런 사업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표적인 '교육사다리' 정책으로, 학습자원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취약계층 청소년에게 교육 기회를 지원한다는 취지로 지난해 8월 본격 추진됐다. 저소득층 청소년 및 학교 밖·다문화가족 청소년, 법정 한부모가정 등 초·중·고교생이 대상이다. 가입이 승인된 학생들은 8개 학습사이트 중 하나를 선택해 듣고 싶은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서울런은 대학생들이 멘토로 참여하는 대면·비대면 멘토링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그런데 양 단체가 서울시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런 이용자들의 교과과정 평균 진도율은 49.5%에 불과했다.

전체 대상자 11만4829명 중 지난해 서울런에 가입한 비율은 7.9%(9069명)에 그쳤다. 이 중 올해 서울런 가입을 재신청한 학교 밖 청소년은 50%였다. 재가입 신청율은 저소득층 학생이 65%, 다문화 가정 학생이 64% 등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좋은교사운동과 사교육걱정은 "진도율과 재가입율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볼 때, 무료라서 시작했지만 실제 학습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양 단체는 서울시에 '서울런 10회 이상 이용자 수, 서울런 가입자 중 진도율별 인원, 평균 학습시간' 등 정보도 청구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들은 이에 대해 "해당 정보들의 부재는 프로그램 운영 후 피드백이 부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지난해 서울런 멘토링 서비스에 참여한 대학생 멘토의 1인당 월 수당액 평균이 17만8400원이었다는 점을 두고 "서울시는 우수 대학생을 선별해 멘토 멘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했지만 대학생들의 월 과외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당에 우수한 학생들이 지원할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양 단체가 이날 공개한 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런 예산은 총 178억 원 규모다. 온라인 콘텐츠, 멘토링 등 사업 지원에 165억원, 서울런 홍보에 약 13억 원이 편성됐다.

 좋은교사운동·사교육걱정은 "이 사업의 교육적 효용성을 심각하게 되물어봐야 한다"며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인 만큼 서울시는 재정 투명성을 높여 사설 교육기관에 지불하는 상세 비용을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에 서울런 운영 방향을 전면 재고하고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양 단체는 "지금 방식의 서울런 사업은 많은 예산을 들여 사교육업체의 배를 불려주고, 그 효과의 검증이 가능하지 않은, 지속 가능하지 않은 사업"이라며 "지금이라도 서울시는 예산 낭비의 치적사업이 될 서울런 사업의 방법을 전면 재고하고 교육청 등 교육 전문 기관과 협력해 교육격차 해소의 효과적인 모델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서울시의회를 향해서도 "시의회 권한으로 서울런 사업의 전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교육청과 단위학교가 추진하는 유사 사업과는 별도로 서울시가 이 사업을 진행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를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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